삼성 '노조와해' 재판 마무리…"전사적 범죄"vs"편향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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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상훈 사장·강경훈 부사장에 징역 4년 구형…내달 17일 선고
재판부 "드물고 복잡한 재판…법적 잣대로만 볼 것" 자회사의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삼성그룹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해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노조와해 의혹 사건 결심 공판에서 삼성그룹의 옛 미래전략실(미전실) 및 삼성전자 본사 소속 임직원들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삼성 2인자'로 꼽히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나란히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을 지냈던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에게는 징역 3년씩이 구형됐다.
노조와해 전략 수립 실무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된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에게도 징역 4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옛 미전실에서 노사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현직 삼성전자 전무와 상무 3명에게는 징역 1년∼2년6개월을 구형했다.
노조와해 작업이 실제로 실행된 삼성전자서비스 전·현 임직원 가운데에는 박상범 전 대표가 가장 무거운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에게 징역 4년이, 나머지 임직원들에게는 10개월∼1년의 징역형이 구형됐다.
본사 주도로 실행된 '기획 폐업' 등에 응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들은 징역 6개월∼1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삼성의 노사문제에 개입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직 정보경찰 김모씨에게는 32명의 피고인 중 가장 무거운 징역 7년에 벌금 1억5천만원 등을 구형했다.
김씨에게 뇌물을 건넨 삼성 측 자문위원에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로 이어져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조직적 범죄"라며 "삼성은 배후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세력을 동원해 집요하게 노조 와해 공작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의 주요 공소사실은 협력사 노조에 관한 내용이지만, 삼성의 비노조 경영 방침이 그룹 전체의 근로자 한 명 한 명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는 협력사 근로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그룹 전체의 모든 근로자도 간접적·잠재적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이 양형에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거짓 주장을 하는 일부 피고인들의 태도도 꼭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면서 "반헌법적이고 조직적인 노조파괴 범죄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사법 판단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노조원들의 민감한 정보를 빼돌리고 표적 감사를 하거나, 폐업한 협력사를 지원하는 한편 회삿돈을 빼돌려 사망한 노조원 유족에 무마용 금품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이런 전략이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협력업체 순으로 이어진 공모관계에 따라 실행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이런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편향된 시각에 의한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삼성전자라는 초대형 기업의 업무시스템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결여돼 있다"며 "문제의 문건들이 상급자까지 그대로 보고됐다는 검찰의 전제는 소규모 기업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훈 의장은 최후진술에서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회사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재 회사를 둘러싼 내외 환경이 매우 어려운데, 이번 일로 임직원들이 의욕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하도록 잘 살펴달라"고 말했다.
강경훈 부사장은 "당시 복수노조가 도입되는 시기에 관련 업무를 한 사람들이 대응방안을 마련하면서 다소 과격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그런 부분을 당시에 잘 제어하지 못한 부분은 지금도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원기찬 사장도 "35년 전 삼성전자에 입사해 법을 위반하거나 무시하는 일을 하려는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다"며 "이번 사고는 각자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 과정에서 벌어진 것 같고, 누가 누구를 탓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장은 심리를 마무리하면서 "판사 생활을 20년 했지만 드물고 복잡한 재판"이라며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 확립된 법과 원칙, 판례에 따라 정확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 활동을 하면서 2명이 돌아가셨는데, 그것이 여러분의 책임인지는 법적 잣대로만 보지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지 않겠다"며 "선고할 때는 덤덤하게 선고만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내달 17일 오후 2시를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재판부 "드물고 복잡한 재판…법적 잣대로만 볼 것" 자회사의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삼성그룹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해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노조와해 의혹 사건 결심 공판에서 삼성그룹의 옛 미래전략실(미전실) 및 삼성전자 본사 소속 임직원들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
'삼성 2인자'로 꼽히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나란히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을 지냈던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에게는 징역 3년씩이 구형됐다.
노조와해 전략 수립 실무를 주도한 것으로 조사된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에게도 징역 4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옛 미전실에서 노사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현직 삼성전자 전무와 상무 3명에게는 징역 1년∼2년6개월을 구형했다.
노조와해 작업이 실제로 실행된 삼성전자서비스 전·현 임직원 가운데에는 박상범 전 대표가 가장 무거운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최평석 전 삼성전자서비스 전무에게 징역 4년이, 나머지 임직원들에게는 10개월∼1년의 징역형이 구형됐다.
본사 주도로 실행된 '기획 폐업' 등에 응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들은 징역 6개월∼1년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삼성의 노사문제에 개입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직 정보경찰 김모씨에게는 32명의 피고인 중 가장 무거운 징역 7년에 벌금 1억5천만원 등을 구형했다.
김씨에게 뇌물을 건넨 삼성 측 자문위원에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로 이어져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조직적 범죄"라며 "삼성은 배후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세력을 동원해 집요하게 노조 와해 공작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의 주요 공소사실은 협력사 노조에 관한 내용이지만, 삼성의 비노조 경영 방침이 그룹 전체의 근로자 한 명 한 명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는 협력사 근로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그룹 전체의 모든 근로자도 간접적·잠재적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이 양형에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거짓 주장을 하는 일부 피고인들의 태도도 꼭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면서 "반헌법적이고 조직적인 노조파괴 범죄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사법 판단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노조원들의 민감한 정보를 빼돌리고 표적 감사를 하거나, 폐업한 협력사를 지원하는 한편 회삿돈을 빼돌려 사망한 노조원 유족에 무마용 금품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이런 전략이 삼성전자→삼성전자서비스→협력업체 순으로 이어진 공모관계에 따라 실행된 것으로 본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이런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편향된 시각에 의한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삼성전자라는 초대형 기업의 업무시스템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결여돼 있다"며 "문제의 문건들이 상급자까지 그대로 보고됐다는 검찰의 전제는 소규모 기업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훈 의장은 최후진술에서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회사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재 회사를 둘러싼 내외 환경이 매우 어려운데, 이번 일로 임직원들이 의욕을 잃지 않고 열심히 일하도록 잘 살펴달라"고 말했다.
강경훈 부사장은 "당시 복수노조가 도입되는 시기에 관련 업무를 한 사람들이 대응방안을 마련하면서 다소 과격한 내용이 포함됐다"며 "그런 부분을 당시에 잘 제어하지 못한 부분은 지금도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원기찬 사장도 "35년 전 삼성전자에 입사해 법을 위반하거나 무시하는 일을 하려는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다"며 "이번 사고는 각자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 과정에서 벌어진 것 같고, 누가 누구를 탓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장은 심리를 마무리하면서 "판사 생활을 20년 했지만 드물고 복잡한 재판"이라며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 확립된 법과 원칙, 판례에 따라 정확히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 활동을 하면서 2명이 돌아가셨는데, 그것이 여러분의 책임인지는 법적 잣대로만 보지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지 않겠다"며 "선고할 때는 덤덤하게 선고만 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내달 17일 오후 2시를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