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3選 이상 용퇴하라"…한국당서도 '인적 쇄신' 목소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총선 앞두고 '중진 용퇴론' 확산
김태흠 "중진들 기득권 버려라"
'투톱 리더십' 불만도 분출
김태흠 "중진들 기득권 버려라"
'투톱 리더십' 불만도 분출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자유한국당에서 서울 강남 3구와 영남권을 지역구로 둔 3선 이상 중진의 용퇴론이 확산되고 있다. ‘패스트트랙 가산점’ 논란과 ‘박찬주 영입 파동’ 등 잇단 실책으로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당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연이은 ‘헛발질’ 논란에 대한 당 지도부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김태흠 “당 지도부·중진, 기득권 버려라”
재선인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기반이 좋은 지역에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면 대인호변(大人虎變: 대인은 호랑이처럼 변모함)의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그런 용기가 없는 선배 의원들은 용퇴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영남권, 강남 3구 등에서 3선 이상을 지낸 의원들은 정치에서 용퇴하든가,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에서 중진 용퇴론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남 보령시·서천군이 지역구인 김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꼽힌다.
서울 강남 3구와 영남권은 한국당의 전통적 ‘텃밭’이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3선 이상 의원은 김무성(6선), 이주영·정갑윤(이상 5선), 김정훈·김재경·유기준·조경태·주호영(이상 4선), 강석호·김광림·김세연·김재원·여상규·이종구(이상 3선) 의원 등 총 16명이다. 한국당 전체 의석 수(109석)의 15%가량을 차지한다.
김 의원은 “용퇴 대상은 원외 전·현직 당 지도부와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도 예외가 아니다”고 했다. 영남 지역 출마 의사를 내비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 서병수 전 부산시장,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 중진 용퇴론에 대한 공감대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의원이 많다”고 답했다.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도 이날 이번 총선에서 현역 물갈이 비중이 최대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어느 총선에서든 초선 의원들이 한 40% 됐다”며 “더불어민주당의 20%는 많다고 볼 수 없고, 한국당은 공천 룰에 입각하면 50% 정도까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교체 요구’도 분출
김 의원은 이날 황교안 대표를 향해서도 “당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고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득권을 버리는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황 대표가 서울 종로구 등 험지로 불리는 곳에 출마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당 내에선 황 대표가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과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전국 지원 유세에 전념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황 대표는 김 의원 발언에 대해 “당의 미래를 위한 충정에서 하는 말씀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데는 소극적이면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한국당 중진들 사이에선 김 의원 기자회견을 두고 “당을 내홍에 빠뜨리는 주장”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한 3선 의원은 “인위적인 물갈이는 상향식 공천이란 시대 흐름과도 배치된다”고 말했다.
당 인적 쇄신 요구와 맞물려 나경원 원내대표 교체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10일 끝나지만 당내 합의를 통해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 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 나 원내대표 측은 유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절차에 따라 다음달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게 순리”라며 “그런 여론이 당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을 치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선 원내 지도부를 다시 선출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내에선 유 의원과 강석호, 윤상현 의원 등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김태흠 “당 지도부·중진, 기득권 버려라”
재선인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기반이 좋은 지역에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면 대인호변(大人虎變: 대인은 호랑이처럼 변모함)의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그런 용기가 없는 선배 의원들은 용퇴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영남권, 강남 3구 등에서 3선 이상을 지낸 의원들은 정치에서 용퇴하든가,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에서 중진 용퇴론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남 보령시·서천군이 지역구인 김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꼽힌다.
서울 강남 3구와 영남권은 한국당의 전통적 ‘텃밭’이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3선 이상 의원은 김무성(6선), 이주영·정갑윤(이상 5선), 김정훈·김재경·유기준·조경태·주호영(이상 4선), 강석호·김광림·김세연·김재원·여상규·이종구(이상 3선) 의원 등 총 16명이다. 한국당 전체 의석 수(109석)의 15%가량을 차지한다.
김 의원은 “용퇴 대상은 원외 전·현직 당 지도부와 지도자를 자처하는 인사들도 예외가 아니다”고 했다. 영남 지역 출마 의사를 내비친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태호 전 경남지사, 서병수 전 부산시장,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 중진 용퇴론에 대한 공감대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의원이 많다”고 답했다.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위 위원장도 이날 이번 총선에서 현역 물갈이 비중이 최대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어느 총선에서든 초선 의원들이 한 40% 됐다”며 “더불어민주당의 20%는 많다고 볼 수 없고, 한국당은 공천 룰에 입각하면 50% 정도까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교체 요구’도 분출
김 의원은 이날 황교안 대표를 향해서도 “당대표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고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득권을 버리는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황 대표가 서울 종로구 등 험지로 불리는 곳에 출마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당 내에선 황 대표가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과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전국 지원 유세에 전념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황 대표는 김 의원 발언에 대해 “당의 미래를 위한 충정에서 하는 말씀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버리고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데는 소극적이면서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된 한국당 중진들 사이에선 김 의원 기자회견을 두고 “당을 내홍에 빠뜨리는 주장”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한 3선 의원은 “인위적인 물갈이는 상향식 공천이란 시대 흐름과도 배치된다”고 말했다.
당 인적 쇄신 요구와 맞물려 나경원 원내대표 교체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10일 끝나지만 당내 합의를 통해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 말까지 연장할 수 있다. 나 원내대표 측은 유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절차에 따라 다음달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게 순리”라며 “그런 여론이 당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을 치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선 원내 지도부를 다시 선출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내에선 유 의원과 강석호, 윤상현 의원 등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