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는 곳은 수입 자동차 업체만이 아니다. 수입 타이어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車산업 불황에도…수입 타이어는 '질주'
5일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수입된 타이어는 7억1425만달러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5억8877만달러)보다 21.3% 급증했다. 2015년 5억1148만달러였던 타이어 수입액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8억1492만달러에 달했다. 3년 만에 60% 가까이 많아졌다. 같은 기간 타이어 내수 시장 규모가 8.3% 줄었는데도(2537만 개→2327만 개) 수입 타이어 판매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업계는 수입 타이어 시장 확대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수입 타이어를 장착하는 국산차가 늘어난 게 가장 큰 이유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기 위해 수입 타이어를 장착하는 국산차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민 세단’으로 불리는 현대자동차 쏘나타만 해도 국산 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와 함께 프랑스 미쉐린, 이탈리아 피렐리, 미국 굳이어 제품을 같이 쓴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을 몰고 온 현대차 팰리세이드에는 미쉐린과 일본 브리지스톤 타이어가 장착된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차량에도 수입 타이어만 들어간다.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 K7 프리미어에는 미쉐린 타이어(19인치 기준)가 쓰인다.

브리지스톤 등 일본 타이어 브랜드는 한국 수출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올해 1~9월 일본에서 수입된 타이어는 7963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6248만달러)보다 27.5% 증가했다.

식을 줄 모르는 ‘수입차 열풍’도 수입 타이어 시장이 커지는 이유로 꼽힌다. 도로 위를 달리는 수입차가 늘면서 교체용 수입 타이어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