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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세상] "수능 볼 때처럼 찍어봐도 햄버거는 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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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 이현학씨의 패스트푸드점 무인주문 체험기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를 불러온다는 지적을 받는 무인 주문기(키오스크). 노인들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그나마 주문을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주문기 사용이 원천 봉쇄된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주문기 화면에 담긴 시각 정보를 인식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다.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콘텐츠 제작과 교육 사업을 벌이는 협동조합 '좋은이웃 컴퍼니'의 이현학(35) 대표는 이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영상을 최근 직접 제작해 유튜브 채널 '커넥튜브'에 게시했다.

    시각장애인 무인 주문기 사용 영상
    영상에서 이 대표는 "무인 주문기를 통한 주문이 불가능해 보이긴 하지만 오늘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히고 모 햄버거 체인점에 입장한다.

    하지만 무인 주문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기부터 쉽지 않다.

    주문대 근처에 무언가 평평한 기계에 맞닥뜨리자 "이 기계가 맞나"라며 손으로 만져보고, 터치 음이 나오고서야 기계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계가 표시하는 정보는 시각장애인 1급인 그로선 하나도 읽을 수 없는 상태. "랜덤으로 골라 먹는 수준이 되겠네"라고 나지막이 한숨을 쉰 그는 "수능 (문제를) 찍는 마음으로 해보자. 먹는 것을 사는 거니까 입 높이에 맞춰서"라면서 아무 곳이나 화면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선택 완료' 등 버튼을 찾지 못하고 계속 아무 곳이나 눌러볼 수밖에 없는 터라 '포장하겠냐', '주문을 추가하겠냐' 등 전혀 의도하지 않은 질문만 계속돼 진땀을 빼야 했다.

    결제를 위해 카드를 꽂을 곳을 찾는 일 등 무엇하나 원하는 대로 주문을 진행할 수 없어 결국 동행한 지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동행한 이가 화면 속 내용 등에 대해 말로 해설해 줄 수밖에 없는 것. 그러나 누군가 옆에서 말로 설명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버튼의 위치와 같은 세세한 정보는 미처 다 전달해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SNS 세상] "수능 볼 때처럼 찍어봐도 햄버거는 살 수 없었다"
    이 대표는 영상을 맺으면서 "태어나서 처음 무인 주문기에 도전해봤는데 처음엔 그래도 주문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주문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씁쓸해했다.

    "나 혼자서는 햄버거를 시켜 먹기 힘든 세상이 됐지만 햄버거가 맛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은 진리"라는 너스레로 영상을 마무리했지만, 이 대표는 6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려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불친절을 넘어 불평등한 시스템"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신장이 작은 신체장애인 또는 초등학생 정도의 이용자 역시 무인 주문기를 편하게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면서 "철저하게 표준화된 성인의 신체에만 맞춘 것으로, 장애인 등 소외될 수 있는 이들에게 적절한 사전 설명도 없이 도입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처음에 화면 터치식으로만 만들어진 은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비판을 받자 점자가 실린 버튼과 음성 설명을 들려주는 이어폰 잭을 부랴부랴 도입한 선례가 있는데 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국회에서도 무인 주문기의 장애인 소외와 관련한 문제를 인식하고 사업자가 무인 단말기를 설치·운영하는 경우 장애인이 일반인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아직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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