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계공정을 통해 최근 각광받는 3차원(3D) 바이오프린팅보다 뛰어난 재생의료 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했습니다. 필러, 골관절염치료제뿐 아니라 뼈, 신경관, 피부 등 조직 재생 및 이식까지 적용 범위가 넓죠.”

신용우 도프 대표(사진)는 “돼지, 소 등 동물 조직에서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지질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생체 조직의 재생 및 배양을 돕는 세포외기질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리하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화케미칼, 시마나노테크 미국법인 등에서 근무하다 2015년 창업했다.

초임계공정은 특정 온도와 압력을 받아 유체로 변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동물 조직에서 지질을 제거하고 콜라겐, 성장인자 등 세포외기질만 남기는 작업인 탈세포화를 하는 기술이다. 항산화성분이 포함된 참기름 등 식품을 제조하는 데도 널리 쓰인다. 신 대표는 “액상 이산화탄소는 기름과 친한 성질을 띠기 때문에 지방을 없애는 데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탈세포화 기술은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계면활성제나 효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지방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잔존하는 경우 독성 위험이 있다. 도프는 통상 3일에서 1주일 걸리는 탈세포화 작업을 여섯 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도프는 크게 세 가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가장 상업화 속도가 빠른 것은 3차원 세포배양소재다. 그는 “환자에게 적합한 항암제를 찾을 때 환자의 암세포를 배양한 뒤 약물을 투여해 효과를 보는 진단 방법이 이용된다”며 “암세포 배양에 필요한 소재인 매트리겔은 1g에 6억원으로 비싼데 우리는 10분의 1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내년에 사업화해 3년 내 50억원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세포외기질을 활용한 필러, 화장품, 골관절염치료제, 1형 당뇨 치료제 등으로 개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필러 제품은 올해 말 전임상을 시작하고 내년 말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세포외기질에 함유된 성장인자 등이 조직재생세포를 자극해 재생효과를 낸다”며 “암세포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 세포치료제보다 안전하다”고 했다.

뼈, 피부, 동맥, 각막, 신경관 등을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조직도 제작할 수 있다. 기존 3D바이오프린팅보다 앞선 기술이라는 게 신 대표 설명이다. 그는 “3D 바이오프린팅에 사용되는 바이오잉크는 동물 조직을 분쇄하고 효소나 계면활성제로 탈세포화한 뒤 이식재를 출력하는 등 과정이 복잡하다”며 “초임계공정은 동물 조직에 대한 탈세포화와 멸균을 병행할 수 있어 곧바로 시술이 가능하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