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대(MIT)가 설립한 브로드연구소가 4세대 유전자교정기술 '프라임 에디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툴젠이 보유한 유전자가위 '크리스퍼 카스9'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툴젠은 "프라임 에디터는 크리스퍼 카스9과 무관한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일종의 개량 기술"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프라임 에디터는 워드프로세서로 글자를 쓰고 지우듯 유전자(DNA) 염기서열을 교정할 수 있다. 카스9 단백질이 두 가닥으로 돼 있는 DNA의 염기서열 중 하나를 잘라낸다. 그 자리에 새로운 염기서열이 형성되는 틀 역할을 하는 페그RNA가 붙는다. 카스9 단백질에 붙은 특정 효소가 페그RNA에 맞춰 새로운 DNA를 삽입한다.

크리스퍼 카스9은 가이드RNA가 교정이 필요한 염기서열 부분에 도달하면 카스9 단백질이 DNA 염기서열 두 가닥을 모두 절단한다. 이후 세포가 절단된 DNA를 자연적으로 복구하는 기전인 '상동재조합'을 활용해 변이가 생긴 유전자를 교정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염기서열이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바뀌는 등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로드연구소는 프라임 에디터를 활용해 사람과 쥐의 세포를 대상으로 175회 유전자 교정 실험을 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데이비드 류 브로드연구소 교수는 "프라임 에디터는 기존 기술보다 더 많은 타겟에 작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정 정확도도 더 뛰어나다"며 "유전자 변이로 발병하는 질환의 89%를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툴젠은 "프라임 에디터가 크리스퍼 카스9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크리스퍼 카스9이 징크 핑거, 탈렌, RNAi 등을 대체하지 않은 것처럼 각 기술이 질병의 특성 등에 맞춰 독자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하나의 유전자교정기술이 시장을 독점하지 않고 특정 용도에 최적화한 기술이 각각의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유전자교정기술은 대부분 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하거나 외부 유전자를 도입하는 방식"이라며 "프라임 에디터는 기존 기술로 정교하게 교정하기 힘든 특정 염기서열을 고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