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내년 하반기 준비된 시군부터 농민 기본소득을 도입한다. 이는 전국 처음이다.

도는 농민 기본소득 도입 추진을 위한 조사 및 운영체계 구축 관련 예산 27억5000만원을 편성했다고 6일 발표했다.

농민 기본소득은 타 지자체의 농가소득지원과 달리 농민 개개인에게 지원하는 것이다. 앞서 도가 시행하고 있는 ‘청년기본소득’을 ‘UN 농민 및 농촌 노동자 권리 선언(2018년10월)’에 기초해 농촌으로 확대시킨다는 전략이다.


도는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조례를 제정해 사회보장 협의 등 준비 절차를 거쳐 먼저 준비된 시군부터 하반기에 사업 시행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민 기본소득 구축 관련 예산을 포함해 도는 2020년도 농정·해양 분야 예산으로 전년 대비 590억원(7.5%) 늘어난 총 8408억 원을 책정했다.

농정예산의 확대는 농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초고령화 진행,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등 대내외 농업농촌의 복합적 위기상황에서 ‘농업 정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국가 주요 전략산업, 안보산업’ 이라는 이재명 지사의 정책기조를 반영했다.

이와 함께 ▲재해예방 및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농업 기반정비(90억원) ▲어린이 건강과일과 친환경 농축산물 학교급식 활성화(501억원) ▲깨끗한 경기바다 조성 및 해양레저 육성(82억원) ▲악취와 소각 없는 농촌 환경 공동체 지원(17억원) ▲초중고 무상급식(1689억원) 등 주요 농정사업 예산을 편성했다.

도는 도내 악취 민원해소와 생물성 연소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저감을 위해 17억원 규모의 농촌 환경공동체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이 밖에 공정하고 차별 없는 경기농정 실현을 위한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 과 ‘친환경 등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은 국산 과일 및 친환경 농산물의 소비촉진과 안정적인 판로확보(계약재배)를 구축해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교 무상급식의 도지 지원비율도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군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도는 어려운 재정여건 상황에서도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 건의사항을 수용해 도 지원비율을 상향 조정했다. 164억원을 도비로 부담한다.

박승삼 도 농정해양국장은 “WTO 개도국 지위 포기와 농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 초고령화 진행 등으로 농촌은 위기상황”이라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농업농촌을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이어 "농민 기본소득 도입을 위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의 2020년도 예산안은 이달 25일부터 29일까지는 상임위인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의 심의를,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예결위 심의를 받게 된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