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과정서 이 전 대표가 장 전 감독에 '2년 재계약 약속' 의혹 접수
장 전 감독에게 2년간 구단 고문 제안
키움 "장정석 감독과 결별은 '옥중경영' 이장석 관련 제보 때문"(종합)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장정석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키움 구단 측은 이장석 전 대표가 장 감독에게 2년 재계약을 약속하는 등 옥중에서 구단 인사권에 관여한 의혹이 감사 과정에서 드러나 장 감독과의 재계약 불발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키움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손혁 신임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계약 기간 2년, 총액 6억원에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보도자료 어디에도 장 감독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장 감독은 올해 팀을 5년 만의 한국시리즈 무대로 이끌었지만 키움 구단은 3년 계약이 만료된 장 감독과 결별했다.

게다가 키움 구단은 감독 교체 이유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낳았다.

키움 구단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손혁 감독 발표 당시, 장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못한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돼 부득이하게 장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못한 사유를 공개하게 됐다"고 했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올해 LG 트윈스와의 포스트시즌 도중, 장 전 감독 재계약과 관련해 이 전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는 제보가 감사위원회에 접수됐다.

장 전 감독이 교도소에 수감된 이 전 대표에게 면회하러 갔고, 그때 이 전 대표가 장 감독에게 "시즌이 끝난 뒤 2년 재계약하겠다.

그러니 시즌에 집중하고, 끝난 뒤 재계약을 하자"고 말했다는 제보였다.

키움 구단은 "관련 녹취 파일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장 전 감독이 이 전 대표를 직접 접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진행할 경우 해당 녹취록까지 공개되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중도 사임 가능성까지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부득이 구단은 장 전 감독과의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는 것으로 변경했다"며 "이것이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못한 사유"라고 덧붙였다.

키움 "장정석 감독과 결별은 '옥중경영' 이장석 관련 제보 때문"(종합)
키움 구단 측은 4일 장 전 감독과의 면담 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한 뒤 손혁 감독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장 전 감독에게는 그동안 구단에 헌신해온 점,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높이 평가해 계약 기간 2년에 연봉 1억2천만원 등 총액 2억4천만원 규모로 고문 계약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가 장 전 감독에게 2년 재계약을 약속한 것이 과연 '옥중 경영'으로 볼 수 있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

그래서 키움 측은 그 판단을 KBO 측에 맡김과 동시에 장 전 감독에 대한 예우를 지키기 위해 결별 배경에 대해 그동안 침묵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키움 구단은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과 관련한 의혹에 대한 경위서를 작성해 8일 KBO 사무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키움 구단 측은 KBO에 경위서를 제출하기 전에 먼저 외부 의견을 청취했다.

그 결과, 이 전 대표가 장 감독에게 재계약을 약속한 것이 넓게 보면 구단 인사권에 개입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키움 구단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KBO 및 서울 히어로즈를 사랑해 주시는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옥중경영'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며, KBO에 감사 결과를 제출, KBO의 조치를 겸허히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