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확보한 기업이 성과 탁월…힘 가진 리더가 '차별 장벽' 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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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재포럼 2019 함께 만드는 미래
■특별대담 - 이보영 우버 다양성·포용 최고책임자
■특별대담 - 이보영 우버 다양성·포용 최고책임자
“기업 내 다양성 확보는 혁신과 매출 증대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대부분 회사는 바꿀 의지가 없기 때문에 업무 환경에 장벽이 생기죠.”
이보영 우버 다양성·포용최고책임자(CDIO: chief diversity&inclusion officer)는 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마크 테토 TCK인베스트먼트 전무와 대담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에 관심을 기울인 기업이 경영 성과도 탁월하다는 얘기다. 기업의 다양성과 포용성 확보는 ‘누구든 있는 모습 그 자체를 존중받으며, 서로의 다름이 제약 없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뜻한다. 이 CDIO는 ‘승차 공유’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선보이며 글로벌 모빌리티(이동수단)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우버에 지난해 입사했다. CDIO는 국내에는 익숙지 않은 직함이지만 인종, 성차별, 이민자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 미국에선 상당수 기업이 관련 조직과 책임자를 두고 있다.
다양성이 기업 성과 결정
이 CDIO는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함께 8개국 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인종, 연령 등의 다양성이 가장 높은 기업의 혁신성이 다른 기업보다 19% 높고 매출도 9% 컸다”고 말했다. 어떤 장벽도 없는 근로 환경에서 직원들이 안정감을 느낀 것이 기업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이런 성과를 예상하면서도 다양성 확보에는 주저한다고 이 CDIO는 판단했다. 그는 “사람은 (다양성 확보에 따른 성과를 알면서도) 항상 논리적인 존재는 아니다”며 “사람들은 (그동안 업무 환경의) 편안함 때문에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싶지만 때때로 선별적으로 차별하는 사람이 되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 CDIO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차별 문화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두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2003년 경영대학원(MBA) 학생 시절 한국 정부의 채용 프로그램 초청으로 방한했다. 당시 대기업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성 간부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 CDIO는 “채용담당자에게 ‘왜 여성 임원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당신은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대답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여성 차별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 0.98명을 관련 지표로 꼽았다. 이 CDIO는 “어머니(여성)들이 일터에서 차별받아 (출산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고 있다”며 “(출산 기피를)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차별적이고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성이 바뀌어야 한다”
그는 여성보다 남성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차별당한 여성들은 다양성과 포용성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남성들은 아직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CDIO는 편견을 깨는 방법 중 하나로 남성 육아휴직을 꼽았다.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어날수록 여성의 기업 내 장벽도 낮아진다”며 “둘째를 낳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통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CDIO는 리더가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힘이 있는 리더가 변화를 창출해낸다”며 “한국에서는 소수 집단이 목소리를 냈다간 오히려 피해만 본다”고 말했다. 우버에서는 사내 포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관리자 직급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우버는 2017년부터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 임원을 늘리고 있다. 또 성과 관리 및 승진 제도에서는 관련 실무자가 어떻게 다양성을 다루는지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 결과 지난 승진 평가에서 성별 간 차이가 줄었다. 장애인 평등지수는 91%를 달성했다. 이 CDIO는 “기업이 다양성과 포용성에 책임지는 행위는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의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주완/한경제/최다은 기자 kjwan@hankyung.com
이보영 우버 다양성·포용최고책임자(CDIO: chief diversity&inclusion officer)는 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마크 테토 TCK인베스트먼트 전무와 대담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에 관심을 기울인 기업이 경영 성과도 탁월하다는 얘기다. 기업의 다양성과 포용성 확보는 ‘누구든 있는 모습 그 자체를 존중받으며, 서로의 다름이 제약 없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뜻한다. 이 CDIO는 ‘승차 공유’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선보이며 글로벌 모빌리티(이동수단)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우버에 지난해 입사했다. CDIO는 국내에는 익숙지 않은 직함이지만 인종, 성차별, 이민자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 미국에선 상당수 기업이 관련 조직과 책임자를 두고 있다.
다양성이 기업 성과 결정
이 CDIO는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함께 8개국 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인종, 연령 등의 다양성이 가장 높은 기업의 혁신성이 다른 기업보다 19% 높고 매출도 9% 컸다”고 말했다. 어떤 장벽도 없는 근로 환경에서 직원들이 안정감을 느낀 것이 기업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이런 성과를 예상하면서도 다양성 확보에는 주저한다고 이 CDIO는 판단했다. 그는 “사람은 (다양성 확보에 따른 성과를 알면서도) 항상 논리적인 존재는 아니다”며 “사람들은 (그동안 업무 환경의) 편안함 때문에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싶지만 때때로 선별적으로 차별하는 사람이 되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 CDIO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차별 문화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두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2003년 경영대학원(MBA) 학생 시절 한국 정부의 채용 프로그램 초청으로 방한했다. 당시 대기업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성 간부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 CDIO는 “채용담당자에게 ‘왜 여성 임원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당신은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대답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여성 차별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 0.98명을 관련 지표로 꼽았다. 이 CDIO는 “어머니(여성)들이 일터에서 차별받아 (출산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고 있다”며 “(출산 기피를) 이기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차별적이고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성이 바뀌어야 한다”
그는 여성보다 남성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차별당한 여성들은 다양성과 포용성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남성들은 아직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CDIO는 편견을 깨는 방법 중 하나로 남성 육아휴직을 꼽았다.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어날수록 여성의 기업 내 장벽도 낮아진다”며 “둘째를 낳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통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CDIO는 리더가 나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힘이 있는 리더가 변화를 창출해낸다”며 “한국에서는 소수 집단이 목소리를 냈다간 오히려 피해만 본다”고 말했다. 우버에서는 사내 포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관리자 직급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우버는 2017년부터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 임원을 늘리고 있다. 또 성과 관리 및 승진 제도에서는 관련 실무자가 어떻게 다양성을 다루는지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 결과 지난 승진 평가에서 성별 간 차이가 줄었다. 장애인 평등지수는 91%를 달성했다. 이 CDIO는 “기업이 다양성과 포용성에 책임지는 행위는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의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주완/한경제/최다은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