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둘러싼 논란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파행되는 등 정기국회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예결위는 6일 전체회의를 열어 비경제부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강 수석의 출석에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서 회의를 8일로 연기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수석의 예결위 회의 참석에 반발하며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으며 더 이상 국회에 오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출석을 거부했다.

강 수석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번 제가 잘못했지만 (청와대 국정감사) 당시 즉시 스스로 잘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나 원내대표와 언쟁을 벌인 뒤) 사과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으며 이걸 핑계로 국회가 다시 공전하면 어떡하나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감에서 나 원내대표에게 “‘우기다’가 뭐냐고”라고 소리치며 항의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나 원내대표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향해 “우기지 말라”고 한 데 대한 발언이었다.

한국당은 강 수석 경질이나 청와대의 사과가 있기 전까지 예산 심사 등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6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여당은 청와대 (보좌진의) 말썽을 말릴 생각은 못하고 그 와중에 야당 탓을 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발목 잡기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불신임을 많이 받는 이유는 야당이 발목 잡기를 했기 때문”이라며 “20대 국회 법안 통과율이 30%가 안 되고, 제대로 청문 절차를 통해 장관들을 정상적으로 임명한 적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고은이/김소현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