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로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박근혜 정부의 부실 대응 의혹 등을 전면 재조사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을 구성한다. 지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15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검찰이 여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특수단을 꾸린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6일 대검은 “특수단을 설치해 세월호 참사 관련 수사의뢰 사건 등을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수단 단장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비리 사건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 사건 등을 수사한 임관혁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장(사법연수원 26기)이 맡는다. 특수단은 파견 검사 8~9명 규모로 이번주 안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대검 반부패·강력부(부장 한동훈 검사장)의 지휘를 받는다.

법조계에선 2014년 발생해 검찰 수사가 끝난 세월호 참사 사건을 대검이 다시 수사하기로 한 배경에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세월호가족협의회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지휘한 윤 총장이 세월호 재수사로 성난 여당의 민심을 달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이 구조 헬기에 응급조치가 필요한 학생이 아니라 해경청장을 태우면서 학생이 안타깝게 목숨 잃었다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세월호특별위원회도 지난 5일 검찰의 신속한 재수사를 촉구했고, 세월호가족협의회 역시 “이달 중순 참사 책임자 122명을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인혁/안대규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