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커우 "EU에 계속 남아야…브렉시트 막은 것은 나 아닌 의회"
퇴임 英 하원의장 "브렉시트는 2차대전 이후 최대 실수"
지난주 퇴임한 존 버커우 영국 전 하원의장은 브렉시트(Brexit)가 2차 대전 이후 영국의 최대 실수라는 견해를 밝혔다.

6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버커우 전 하원의장은 런던 외신기자 연합에서 연설을 통해 퇴임 후 소회를 털어놨다.

잉글랜드 중부 버킹엄을 지역구로 두면서 1997년 이후 보수당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던 그는 2009년 하원의장직에 올랐다.

버커우 전 하원의장은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의회 안에서 고성이 오가며 첨예한 갈등이 빚어질 때 "정숙! 정숙!"을 외치며 장내를 정리하는 모습이 국내외 TV에 중계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버커우는 2017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유럽연합) 잔류에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친(親) 노동당 성향을 보여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론자로부터 받기도 했다.

이날 연설에서 그는 자신이 EU 잔류 지지자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는 영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2차 대전 이후 영국의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보리스 존슨 총리를 존중하지만, 브렉시트는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영국이 계속해서 EU에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커우는 그러나 자신이 브렉시트를 가로막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그는 "영국의 (EU) 탈퇴를 막은 것은 의회이지 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원의원의 긴급토론 제안을 허용해 '노 딜' 브렉시트를 방지하도록 하는 유럽연합(탈퇴)법, 이른바 '벤 액트'가 의회를 통과하도록 한 것도 의회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역할은 하원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서는 사과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제프리 콕스 법무상이 "좀비 의회"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의회는 수치스럽지 않으며,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반박했다.

영국 하원은 그의 후임으로 노동당 출신 린지 호일 경을 지난 4일 새 하원의장에 선출했다.

버커우 전 하원의장은 내년께 자신의 삶을 다룬 책을 출간할 예정이며, 당분간 각종 연설 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