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내년 증시 연간 전망 보고서를 발간한 9개 증권사가 제시한 내년 코스피 전망치의 평균은 2,177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연초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평균치(2,100.29, 이하 모두 종가 기준)보다 약 77포인트(3.66%) 높은 것이다.
이들 증권사의 코스피 전망치 하단 평균치(1,968)와 상단 평균치(2,387)도 올해 코스피 저점(1,909.71, 8월 7일) 및 고점(2,248.63, 4월 16일)을 58포인트, 138포인트 각각 웃돌았다.
9개 증권사 중 내년 증시를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본 곳은 메리츠종금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양사는 내년 코스피 등락 범위(밴드)를 2,000~2,500으로 각각 제시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2,000~2,450을, 한화투자증권 및 현대차증권이 2,000~2,350을 각각 예상했다.
KB증권은 1,950~2,400 사이에서, IBK투자증권은 1,960~2,380 사이에서 내년 코스피가 움직일 것으로 관측했다.
이밖에 KTB투자증권은 1,900~2,300, 키움증권은 1,900~2,250이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내년 증시를 비교적 낙관한 증권사들은 ▲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 ▲ 상장사 이익 반등 전망 ▲ 국내외 저금리 환경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최대 악재인 미중 무역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해 분쟁 합의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으며,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중국에 더 강경하다고 볼 수도 있어 중국 입장에서도 분쟁 완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또 올해 상장사 이익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내년 이익 급증이 기대되는 점,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초저금리 환경으로 배당 등 주식투자의 매력이 커졌다는 점도 내년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으로 꼽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이 올해 약 35% 감소했다가 내년에는 약 26%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따라서 내년 코스피는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증대의 도움 없이 이익 증가율만 고려해도 약 20% 상승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또 "과거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84년 대선을 앞두고 일본과의 장기 무역분쟁을 마무리하며 미국 경기와 지지율을 급격히 끌어올린 바 있다"며 "레이건을 닮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재선을 위해 미중 무역분쟁 카드를 대선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 12개월 평균 배당수익률이 2.1%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를 약 60bp(1bp=0.01%포인트) 넘어섰다"며 "저금리로 주식 배당의 매력이 커지면서 향후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신중한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내년에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하반기에 다시 격화하면서 상장사 이익 반등 폭도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KTB투자증권은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1.8%로 올해보다 소폭 하락하고 중국 성장률도 약 5.7%로 둔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증가율도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미중 무역협상은 '맛있는 사과(스몰딜)를 먼저 먹고, 독 사과는 나중으로 미룬' 상황이어서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따라서 "한국 주가도 연초에는 실적 바닥론에 힘입어 상승하다가 이후 경기 둔화 우려와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증권사별 내년 코스피 전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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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코스피 하단 │코스피 상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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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증권 │ 2,000│ 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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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투자증권 │ 2,000│ 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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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 2,000│ 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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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 1,950│ 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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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 2,00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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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 │ 2,00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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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투자증권 │ 1,960│ 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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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투자증권 │ 1,90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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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 1,900│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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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 증권사 내년 증시 연간전망 보고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