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결위 파행에 "한국당 '보이콧 의존증' 재발…몹쓸 고질병"
與, '황교안發 보수통합 시도'에 "정치쇼·뜬구름 잡는 말잔치"
더불어민주당은 7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꺼내든 '보수통합' 카드에 대해 '정치쇼', '뜬구름 잡는 말 잔치'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황 대표가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묻지마 보수통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최소한의 교감이나 소통도 생략한 일방통행식 뚱딴지같은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공관병 갑질' 인사 영입 이유를 묻는 국민 질문에 대한 대답이 '묻지마 보수통합'이라는 것에 대해 지극히 유감을 표한다"며 "제안받은 사람도 황당해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고 말했다.

이어 "폭탄이 터지면 더 큰 폭탄을 터뜨리는 '시선 돌리기용 폭탄 던지기'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선거 다섯달을 남기고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정계 개편에 매달리는 제1야당의 행보가 딱해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고 '뻔할 뻔' 자였다"며 "최근 재앙 수준의 인재영입과 당내 쇄신 요구로 수세에 몰린 황 대표가 국면 전환이 시급해 언론의 주목을 끌고자 하는 '정치쇼'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취임 8개월이 넘도록 삭발하고 길거리를 전전하며 두 주먹을 치켜드는 '근육질 정치' 밖에 보여준 게 없는 황 대표가 당 간판까지 내리겠다는 다짐으로 보수통합을 하려 한다면 우선 인재영입으로 인한 물의를 국민께 사과하는 게 첫 번째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황 대표의 12월 보수통합 주장은 한 달 안에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어 보이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뜬구름 잡는 말 잔치일 뿐"이라며 "감동도 미래 비전도 없이 오로지 선거에 이기기 위한 기계적 야합이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보수통합'이 실현될 경우 내년 총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은 관련 기류를 주시하고 있지만, 황 대표의 이번 제안은 실현 가능성이나 파급력이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당내 평가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통 물밑에서 이야기한 뒤 실행을 위한 공개적인 통합기구를 만드는 것이 정상"이라며 "황 대표의 통합 제안은 조금 이례적이고 아마추어적"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지역의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정치권에는 '말보다 발이 보여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실질적인 움직임 없이 황 대표의 말이 앞서는 상황 아니냐"며 "박찬주 전 대장 영입 시도 후 일이 꼬이니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황 대표의 이번 제안은 보수통합을 위한 치밀한 사전 계획이나 조율의 결과라기보다 각종 실책으로 빚어진 '리더십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급조된 것 아니냐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與, '황교안發 보수통합 시도'에 "정치쇼·뜬구름 잡는 말잔치"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의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태도 논란'과 관련한 한국당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출석 및 사과 요구로 인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전날 파행한 점도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보이콧 의존증'이 또 재발한 것 같다"며 "국회는 습관성 보이콧으로 민생과 경제활력을 위한 예산심사까지 중단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 수석을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피감기관을 피의자 다루듯 한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라며 "'백번 제 잘못'이라는 사과를 거듭 뿌리치는 모습은 과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한국당의 몹쓸 고질병이 또다시 재발했다"며 "운영위 국감 파행을 핑계로 예산 심사 일정을 발목 잡는 것은 대단히 몰상식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