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과 관련한 일본의 발표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일 대화에 대한 각 정부의 발표 온도 차가 크다'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일본의 발표는 국제적 기준에 맞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일본 측은 대화 내용도 소개하지 않았다"면서 "나도 아베 총리와 만났는데 만나 뒤 양국의 발표문을 보니 저희 발표문은 저와 아베 총리의 발언이 6대 4 정도인데 일본 외무성은 95대 5 정도로 자기중심적인 발표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일본이 대화 내용에 대해 한국 측에 물어보라고 했다고 한다. 온당한 처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 총리는 "일본이 7월 이후에 취한 한국에 대한 부당한 경제 조치를 철회하면 우리도 지소미아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년여 만에 직접 소통에 나섰다.

환담 후 한국 측은 두 정상이 만남을 통해 '대화 의사를 확인했다'는데 방점을 찍었으나 일본 측은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 등과 관련해 '종전 입장을 설명했을 뿐'이라고 전해 양국이 온도차를 보였다.

아울러 7일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아베 총리와 중국, 인도 등 7개국 정상과의 회담 내용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는데 문 대통령과의 환담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예방을 받은 사실까지도 소개했으나 문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청와대가 아베 총리와의 환담을 사진과 함께 발표한 것과 차이나는 대목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