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상장예비심사 승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전문 기업에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단축해주는 일명 ‘소부장 IPO 패스트트랙’ 제1호가 나왔다. 광통신 부품업체인 메탈라이프다. 메탈라이프에 이어 ‘소부장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7일 광통신 부품업체 메탈라이프의 상장예비심사를 마무리하고 승인 결정을 내렸다. 메탈라이프가 지난 9월 26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30영업일 안에 마쳤다.
메탈라이프는 ‘소부장 패스트트랙’을 적용한 첫 사례가 된다. 거래소는 지난 9월 소부장 전문 기업의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기존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2007년 설립된 메탈라이프는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에이치아이씨의 자회사다. 2017년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IPO 시점을 타진하던 중 소부장 업계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자 IPO에 나섰다. 메탈라이프의 지난해 매출은 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68.6%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6억원, 38억원으로 301.5%, 317.7% 증가했다.
소부장 업종에 기술특례 규제가 완화된 것도 IPO를 추진 중인 관련 기업엔 호재다. 이전까지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하기 위해선 전문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A, BBB 이상의 등급을 받아야 하지만 9월 이후 소부장 기업은 평가기관 한 곳으로부터 A등급을 받으면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나노섬유업체 레몬의 상장심사를 신청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차 협력업체 톱텍의 자회사인 레몬은 연구개발(R&D) 및 생산설비 확장으로 적자를 내고 있는 소재 기업이다. 이 회사는 미국 아웃도어 의류업체 노스페이스에 나노섬유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온초전도 소재업체 서남에 대한 기술특례 상장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신청했다.
소부장 기업의 IPO 규제 완화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도 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는 “이전까지 소부장 업체들이 IPO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국내 시장의 관심과 투자가 바이오 등 일부 미래지향 업종에만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대기업과의 하청 문제, 저조한 영업이익률 등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IPO에 성공했더라도 주가 부진이나 경영난에 빠지는 등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