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들어선 '레넌 벽'…대학가에 불붙는 '홍콩 연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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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응원 학생모임 "다른 대학에도 설치할 것"…9일 홍대입구서 지지 집회
연세대서는 "중국인들이 '홍콩 해방' 현수막 무단철거" 목격자 증언 "한 인간으로서 연대합니다.
자유는 당연한 것이 아니며 쟁취해 얻어낸 것임을 기억하며…."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150일 넘게 중국 정부를 상대로 집회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뜻을 표하는 움직임이 한국 대학가에 확산하고 있다.
8일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6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 한 벽면에 홍콩 시민들에게 전하는 응원 문구를 적을 수 있도록 '레넌 벽'을 설치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 시기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프라하의 벽에 비틀스 멤버인 존 레넌의 노래 가사와 구호 등을 적어 저항의 상징으로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현재 홍콩 곳곳에는 이 같은 정신을 계승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메시지를 적어놓은 '레넌 벽'이 만들어졌다.
국내 대학가에선 처음으로 내걸린 서울대 '레넌 벽'에는 "홍콩 시민분들에게 응원과 지지의 목소리를 보내주세요"라고 적힌 흰 전지가 내걸렸고, 옆에는 노란색 포스트잇과 볼펜이 마련됐다.
하루 만에 서른 개가 넘는 포스트잇이 달렸다.
학생들은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길을 떠난 사람은 올바른 도착지에 도착할 수밖에 없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믿어봅시다" 등의 말로 홍콩 시민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시했다. '학생모임' 구성원이자 서울대 인문대학 학생회장인 이수빈 씨는 "우리는 자유를 얻고자 하는 홍콩 시민들과 연대하고, 이들을 억압하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자 한다"면서 "갈등보다는 연대가 힘이 세다는 믿음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형 '학생모임' 대표는 "연세대에도 '레넌 벽'을 세우기로 결정해 현재 규모나 설치할 장소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른 대학 캠퍼스에도 세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인들과 재한 홍콩인 등으로 이뤄진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도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거리에 '레넌 벽'을 세운 바 있다. 이상현 '시민모임' 활동가는 "홍콩 지지 집회를 앞두고 홍대 거리에 집회 홍보 포스터를 붙였는데, 본토 출신 중국인들이 다가와 항의하며 벽보를 훼손하는 일이 있었다"며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집회를 이어나가자는 생각에서 지난 2일 집회가 끝나고 즉흥적으로 해당 벽을 '레넌 벽'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홍대 거리 등에서 홍콩 시위 연대 행동을 이어온 '시민모임'은 오는 9일 오후 4시 홍대입구역 7번 출구 인근 광장에서 '119 우리의 연결로 홍콩에 민주주의를'이라는 주제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집회에는 '학생모임'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가폭력에저항하는아시아공동행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11개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한다.
한편 연세대에서는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이 최근 캠퍼스 곳곳에 내건 '홍콩 해방' 문구 현수막이 신원 불상의 인물들에 의해 두 차례 무단 철거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학교 측은 해당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현수막을 떼어 가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지난달 24일 오후 9시께 다른 일행 1명과 함께 '홍콩 해방' 현수막 무단 철거 현장을 목격했다는 연세대 학생 김모(25) 씨는 "서로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사람 다섯 명이 가위를 들고 현수막 끈을 잘라 철거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가가서 '왜 현수막을 가져가냐'고 항의하자 이들은 '원 차이나(One China·하나의 중국)'라고 외치거나, 서툰 한국어로 '남의 나라 일에 개입하지 말라'라고 대꾸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당시 촬영한 현장 사진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가위를 들고 현수막을 뜯어내 가져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이에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은 이날 오후 무단철거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진리와 자유를 교호로 내걸고 과거 민주주의 실현의 선봉에 선 연세대 교정에서 이같은 비민주적 행위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상당한 유감을 표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수막을 철거한 학생들을 향해 "만약 우리 생각에 반대 의견을 내고 싶다면 교양 있게 비폭력적으로 제시하라"며 "공개 입장을 통해 상황을 설명하고, 현수막 무단철거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요청사항이 이뤄지지 않을 시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반드시 취할 방침"이라며 "현재 일부 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아직은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지 않았으나 같은 만행이 반복될 시 절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향해서는 "중국 정부의 홍콩 인권탄압에 분노하고 있다면 우리와 함께 연대하고, 학내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무단철거 행위를 함께 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연세대서는 "중국인들이 '홍콩 해방' 현수막 무단철거" 목격자 증언 "한 인간으로서 연대합니다.
자유는 당연한 것이 아니며 쟁취해 얻어낸 것임을 기억하며…."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150일 넘게 중국 정부를 상대로 집회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뜻을 표하는 움직임이 한국 대학가에 확산하고 있다.
8일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6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 한 벽면에 홍콩 시민들에게 전하는 응원 문구를 적을 수 있도록 '레넌 벽'을 설치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 시기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프라하의 벽에 비틀스 멤버인 존 레넌의 노래 가사와 구호 등을 적어 저항의 상징으로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현재 홍콩 곳곳에는 이 같은 정신을 계승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메시지를 적어놓은 '레넌 벽'이 만들어졌다.
국내 대학가에선 처음으로 내걸린 서울대 '레넌 벽'에는 "홍콩 시민분들에게 응원과 지지의 목소리를 보내주세요"라고 적힌 흰 전지가 내걸렸고, 옆에는 노란색 포스트잇과 볼펜이 마련됐다.
하루 만에 서른 개가 넘는 포스트잇이 달렸다.
학생들은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길을 떠난 사람은 올바른 도착지에 도착할 수밖에 없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믿어봅시다" 등의 말로 홍콩 시민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시했다. '학생모임' 구성원이자 서울대 인문대학 학생회장인 이수빈 씨는 "우리는 자유를 얻고자 하는 홍콩 시민들과 연대하고, 이들을 억압하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자 한다"면서 "갈등보다는 연대가 힘이 세다는 믿음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형 '학생모임' 대표는 "연세대에도 '레넌 벽'을 세우기로 결정해 현재 규모나 설치할 장소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른 대학 캠퍼스에도 세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인들과 재한 홍콩인 등으로 이뤄진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도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거리에 '레넌 벽'을 세운 바 있다. 이상현 '시민모임' 활동가는 "홍콩 지지 집회를 앞두고 홍대 거리에 집회 홍보 포스터를 붙였는데, 본토 출신 중국인들이 다가와 항의하며 벽보를 훼손하는 일이 있었다"며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집회를 이어나가자는 생각에서 지난 2일 집회가 끝나고 즉흥적으로 해당 벽을 '레넌 벽'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홍대 거리 등에서 홍콩 시위 연대 행동을 이어온 '시민모임'은 오는 9일 오후 4시 홍대입구역 7번 출구 인근 광장에서 '119 우리의 연결로 홍콩에 민주주의를'이라는 주제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집회에는 '학생모임'과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가폭력에저항하는아시아공동행동,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11개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한다.
한편 연세대에서는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이 최근 캠퍼스 곳곳에 내건 '홍콩 해방' 문구 현수막이 신원 불상의 인물들에 의해 두 차례 무단 철거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학교 측은 해당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현수막을 떼어 가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지난달 24일 오후 9시께 다른 일행 1명과 함께 '홍콩 해방' 현수막 무단 철거 현장을 목격했다는 연세대 학생 김모(25) 씨는 "서로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사람 다섯 명이 가위를 들고 현수막 끈을 잘라 철거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가가서 '왜 현수막을 가져가냐'고 항의하자 이들은 '원 차이나(One China·하나의 중국)'라고 외치거나, 서툰 한국어로 '남의 나라 일에 개입하지 말라'라고 대꾸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당시 촬영한 현장 사진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가위를 들고 현수막을 뜯어내 가져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이에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은 이날 오후 무단철거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진리와 자유를 교호로 내걸고 과거 민주주의 실현의 선봉에 선 연세대 교정에서 이같은 비민주적 행위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상당한 유감을 표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수막을 철거한 학생들을 향해 "만약 우리 생각에 반대 의견을 내고 싶다면 교양 있게 비폭력적으로 제시하라"며 "공개 입장을 통해 상황을 설명하고, 현수막 무단철거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요청사항이 이뤄지지 않을 시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반드시 취할 방침"이라며 "현재 일부 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아직은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지 않았으나 같은 만행이 반복될 시 절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을 향해서는 "중국 정부의 홍콩 인권탄압에 분노하고 있다면 우리와 함께 연대하고, 학내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무단철거 행위를 함께 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