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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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주의’를 촉구하며 150일 넘게 중국 정부를 상대로 집회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에게 지지를 표하는 움직임이 한국 대학가에서 일고 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은 지난 6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 한 벽면에 홍콩 시민들에게 전하는 응원 문구를 적을 수 있도록 '레넌 벽'을 설치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에 대항하던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프라하의 벽에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노래 가사와 구호 등을 적어 저항했던 것에서 유래했다.

국내 대학가에선 처음으로 내걸린 서울대 '레넌 벽'에는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길을 떠난 사람은 올바른 도착지에 도착할 수밖에 없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믿어봅시다"와 같은 내용의 포스트잇이 잇따라 달리며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학생모임' 구성원이자 서울대 인문대학 학생회장인 이수빈 씨는 "우리는 자유를 얻고자 하는 홍콩 시민들과 연대하고, 이들을 억압하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자 한다"면서 "갈등보다는 연대가 힘이 세다는 믿음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모임'은 연세대에도 '레넌 벽'을 세우기로 결정해 규모나 설치할 장소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른 대학 캠퍼스에도 세울 방법을 모색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연세대에서는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이 최근 캠퍼스 곳곳에 내건 '홍콩 해방' 문구 현수막이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에 의해 무단 철거되는 일이 발생했다.

연세대 학생 김모(25)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9시경 다른 일행 1명과 함께 '홍콩 해방' 현수막 무단 철거 현장을 목격했다며 "서로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사람 다섯 명이 가위를 들고 현수막 끈을 잘라 철거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그가 다가가서 '왜 현수막을 가져가냐'고 항의하자 이들은 '원 차이나(One China·하나의 중국)'라고 외치거나, 서툰 한국어로 '남의 나라 일에 개입하지 말라'라고 대꾸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당시 촬영한 현장 사진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가위를 들고 현수막을 뜯어내 가져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