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내주 임추위…이대훈 행장 3연임 '촉각'
농협금융그룹이 오는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주요 자회사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결정한다. 다음달 CEO 임기가 끝나는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농협캐피탈 등 네 곳이 대상이다. 농협금융 안팎에선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대훈 행장 연임할까 ‘촉각’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15일 자회사 임추위 첫 회의를 열고 네 곳의 차기 CEO 후보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다음달 24일 전까지 각 자회사 CEO 최종 후보를 한 명씩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 순이익의 85.5%(올 1~3분기 기준)를 책임지는 농협은행에선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2017년 12월 취임한 이 행장은 1년 임기에 1년 연임을 더해 2년간 농협은행을 이끌어왔다. 이 행장은 디지털 및 마케팅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데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임기 동안 역대 최고 실적을 연이어 경신한 점도 3연임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꼽힌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성과를 내면 경영 전략의 연속성을 위해 기회를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차기 행장 후보로는 최창수 농협금융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과 이창호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이 거론된다. 최 부사장은 농협금융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으로 꼽힌다. 의사결정이 정확하고 빠르다는 평가다. 지난해까지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냈다. 농협은행에서 이 행장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이 수석부행장은 작년엔 마케팅부문장으로 대외 사업을 챙기다 올해부터는 경영기획을 총괄하고 있다. 2005년에는 농어촌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서 파견근무를 한 적도 있다.

성과·전문성 반영한다

올해 취임한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1141억원의 순손실을 낸 농협생명을 올 들어 흑자전환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수익구조가 한층 개선됐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홍 사장은 재무통으로 꼽혀 자산운용 부문을 키울 것이란 기대가 많다.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사장과 이구찬 농협캐피탈 사장은 연임보다는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적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오 사장은 2017년 12월 취임 이후 지난해 한 차례 연임해 2년간 경영 전반을 챙겼다. 농협손해보험은 올 3분기 1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나빠진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연임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폭염과 태풍 등으로 손해율이 높아지는 와중에 비대면 여행자보험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농협캐피탈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402억원에 그쳤다.

일각에선 내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농협금융 자회사 선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성과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 전문성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4~5차례 추가 회의를 진행한 뒤 늦어도 다음달 24일 전에는 자회사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