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자사고 폐지 "정권 바뀌면 또 바뀌나…" 학부모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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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 고1생 첫 대상
학종 위주서 수능도 준비해야
쌓은 스펙 '무용지물'될 수도
학종 위주서 수능도 준비해야
쌓은 스펙 '무용지물'될 수도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문재인 정부 교육 정책에 초·중·고 학부모 모두 대혼란에 빠졌다. 대입제도 개편 방향은 하루아침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모집 비중 확대 쪽으로 선회하고,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는 2025년 일괄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던 수험생과 자사고 등 진학을 고민하던 중학생 학부모는 그야말로 ‘멘붕’ 상태다. 자사고 등 폐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하는 사안이라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뒤집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 고1, 수능·학종 모두 준비해야”
가장 마음이 심란한 이들은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교육부는 “정시 확대는 없다”던 입장을 바꿔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중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의 타깃은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입은 이미 각 대학이 시행 계획을 확정해 변경이 어렵다. 2022학년도에 정시모집 비중이 40%로 늘어나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15개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2021학년도에 비해 4000여 명 늘어날 전망이다.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모집 인원은 그만큼 줄어든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생부종합전형 위주로 대입을 준비하던 고등학교 1학년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도 같이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그간 쌓아온 교외 활동 스펙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가 대입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학생부종합전형 비교과 영역의 대입 반영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비교과 영역 축소는 ‘4년 예고제’ 대상이 아니라 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권 바뀌면 자사고 등 부활 가능성도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고입 원서 접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시한부 판정 소식을 듣게 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입 정시모집 비중이 확대되면서 자사고 등의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과 폐지가 예고된 이상 지원자가 예년보다 적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교육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괄 폐지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이들 학교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5년은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이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면 다시 시행령을 고쳐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 근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육 정책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다 보니 ‘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그대로 믿으면 바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토로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안갯속에 갇힌 심정이다. 2025년 고교 학점제가 도입되면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제도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아직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현 상황에서 2028학년도 대입 제도를 예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모두 다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던 수험생과 자사고 등 진학을 고민하던 중학생 학부모는 그야말로 ‘멘붕’ 상태다. 자사고 등 폐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하는 사안이라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뒤집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 고1, 수능·학종 모두 준비해야”
가장 마음이 심란한 이들은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교육부는 “정시 확대는 없다”던 입장을 바꿔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중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부의 타깃은 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치르는 2021학년도 대입은 이미 각 대학이 시행 계획을 확정해 변경이 어렵다. 2022학년도에 정시모집 비중이 40%로 늘어나면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15개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2021학년도에 비해 4000여 명 늘어날 전망이다.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모집 인원은 그만큼 줄어든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학생부종합전형 위주로 대입을 준비하던 고등학교 1학년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도 같이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그간 쌓아온 교외 활동 스펙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가 대입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학생부종합전형 비교과 영역의 대입 반영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다. 비교과 영역 축소는 ‘4년 예고제’ 대상이 아니라 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권 바뀌면 자사고 등 부활 가능성도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고입 원서 접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시한부 판정 소식을 듣게 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입 정시모집 비중이 확대되면서 자사고 등의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과 폐지가 예고된 이상 지원자가 예년보다 적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교육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괄 폐지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이들 학교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5년은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이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면 다시 시행령을 고쳐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 근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육 정책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다 보니 ‘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그대로 믿으면 바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토로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안갯속에 갇힌 심정이다. 2025년 고교 학점제가 도입되면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제도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아직까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현 상황에서 2028학년도 대입 제도를 예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모두 다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