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는 소식에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뛰었다. 한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의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여전하지만, 저평가를 탈피하기 위해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이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中 관세철폐 합의에 중국기업 '好好'
8일 코스닥시장에서 트랙터 휠 생산업체 골든센츄리는 45원(10.74%) 오른 464원에 마감했다. 이날 윙입푸드(상승률 8.37%) 헝셩그룹(5.66%) 오가닉티코스메틱(3.74%) 등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가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이 기존 관세 철폐 방침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분식회계, 관리부실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되는 일이 잦아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다. 1000억원대 분식회계 논란으로 2011년 상장 이후 3개월 만에 거래 정지된 중국고섬이 대표적이다.

2007년 화풍방직이 중국 기업으론 처음 한국 증시에 입성한 뒤 총 24개 중국 기업이 상장했지만 남아 있는 기업은 13개뿐이다. 남은 기업도 대부분 공모가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2009년 상장 당시 공모가가 6000원이던 에스앤씨엔진그룹은 8일 공모가보다 92.8% 떨어진 430원에 마감했다.

이번 미·중 관세 철폐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크리스탈신소재, 로스웰, 헝셩그룹, 골든센츄리, GRT, 오가닉티코스메틱, 컬러레이, 윙입푸드 등 현재 남은 상장사는 대부분 2010년 이후 입성한 ‘2세대’ 상장사다.

이 가운데는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회계 투명성 및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 실적 개선 등의 노력을 하는 기업이 많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 남아 있는 중국 기업은 우량한 재무 구조를 갖췄음에도 저평가된 기업이 다수”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