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주식투자는 위험한가?
1970년대 전성기를 누린 스펜서 헤이우드라는 미국의 유명 농구 선수가 있다. 1970년 미국 프로농구(NBA) MVP를 수상한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전설적인 선수로 기억된다. NBA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헤이우드 선수가 명성을 높이고 있을 당시 신생 브랜드 나이키로부터 후원 제안을 받았다. 나이키 농구화를 신고 경기하는 대가로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나는 현금 10만달러, 다른 하나는 나이키 주식의 10%였다.

헤이우드는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전화를 걸어 제안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물었다. 에이전트는 “작은 기업의 주식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당연히 현금 10만달러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대답했다. 그는 에이전트의 조언에 따라 현금 10만달러를 받았다.

시간이 흐른 뒤 헤이우드는 이것이 자기 인생 최악의 의사결정이라고 후회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현재 나이키의 시가총액은 1100억달러 정도다. 헤이우드가 만약 나이키 주식 10%를 받았다면 현재 110억달러(약 13조2000억원)의 가치가 됐을 것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기업의 미래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상승한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하면 회사의 경영진과 동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그 기업의 가치가 성장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한국으로 돌아가보자. 놀랍게도 한국에서는 주식에 투자하면 큰일 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어떤 전문가가 노후 준비를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지극히 잘못된 생각이다. 대부분 사람이 주식투자를 단기적으로 사고파는 것으로 착각한다. ‘투자’와 ‘투기’를 구별하지 못한다. 주식투자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만 주식투자는 여유자금으로, 꾸준하게,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철학을 견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초등학생부터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주식투자에 관심을 둬야 한다. 외국처럼 다양한 연령층이 주식투자클럽을 만들어 복리의 원칙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주식투자란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사실부터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