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12일 전남 여수엑스포에서 열린 ‘2019 SW 교육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이 부스에서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지난달 11~12일 전남 여수엑스포에서 열린 ‘2019 SW 교육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이 부스에서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제공
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SW) 교육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난달 7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2019 글로벌 SW 교육 콘퍼런스’를 열었다. AI와 관련된 각국의 선진 SW 교육 트렌드를 확인하고 국내 교육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 행사엔 국내외 관련 전문가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이크 배스킨 미국 컴퓨터과학교사연합회(CSTA) 상임이사는 “미국의 SW 교육은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컴퓨터과학 교과 과정을 광범위하게 설정하고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블랙박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도록 AI 앱(응용프로그램) 개발을 권장하는 등 실용적인 SW 교육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34개 주는 미 컴퓨터과학교사 연합회가 제작한 표준에 맞춰 SW 교육을 진행 중이다. 과학창의재단은 이번 행사에서 CSTA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방·우주 과학기술강국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 소속 브루리아 하버만 본부장은 “이스라엘은 1987년부터 고교 컴퓨터과학 교육 과정에 운영체제(OS), 웹서비스, 컴퓨터 그래픽(CG), AI 시스템 등을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SW 교사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커뮤니티도 잘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환 총신대 교수는 “한국도 초등학교부터 중·고교, 나아가 대학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SW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학교에서 SW 의무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고등학교에선 선택과목이다. 초등학교 고학년(5~6학년)도 SW를 배우지만 독립교과로는 편성돼 있지 않다.

과학창의재단은 SW 저변 확산을 위한 행사도 최근 열었다. 지난달 11~12일 전남 여수엑스포에서 ‘2019 SW 교육 페스티벌’을 주관했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 전남교육청이 공동 주최한 행사다. KT, LG유플러스, 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 KAIST 등 총 167개 기관이 참여했다.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SW 교육’을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엔 5만20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누구나 SW를 체험하고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158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중소업체들이 진행한 주요 프로그램은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한 코딩 드론 소개(코코랩스)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이엘사이언스) △명령어 카드로 배우는 프로그래밍(에코스쿨스) △코뿔소 페이퍼로봇 코딩체험(솔리디어랩) △3차원 가상현실 홀로그램 영상 구현장치(에이플러스과학나라) 등이었다. KAIST는 ‘3차원 드론 시뮬레이터 체험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탐사 로버(바퀴가 여러 개 달린 행성 지표면 조사 로봇) 및 드론 체험’, 광주과학기술원은 ‘수면 단계 및 무호흡 AI 진단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안성진 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AI 기술에 기반한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융합형 SW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며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보급해 SW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