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치닫는 홍콩사태…'경찰, 위급상황 아닌데 실탄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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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번째 실탄 발사…경찰 '성폭력·응급구조 방해' 폭로도
中 '4중전회' 후 시위 강경진압 방침에 희생자 속출
홍콩 언론 "친중파, 폭력시위 핑계로 지방선거 연기 음모"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자는 물론 경찰이 쏜 실탄에 맞는 시위자까지 속출하면서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오전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한 경찰이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총에 맞은 이 21살 시위자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옆에 있던 다른 시위자 1명도 실탄에 맞아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시위자 피격이 충격을 주는 이유는 경찰이 실탄까지 발사할 긴급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과 4일 시위에서도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았으나, 당시에는 시위자가 각목 등을 휘두르거나 다수의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는 상황이어서 '정당방위'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총격은 시위자가 흉기를 휘두르거나 경찰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져 충격을 던져준다.
더구나 총격한 경찰은 다가오는 시위자의 팔이나 다리가 아닌 가슴을 향해 정면으로 실탄을 쏘기까지 했다.
홍콩 경찰은 이러한 진압이 시위대의 폭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주장하지만, 최근 잇따라 터져 나오는 경찰의 성폭력 폭로나 응급 구조요원 방해 등에 대한 증언은 이러한 주장이 힘을 잃게 만든다.
한 10대 소녀의 변호인은 이 소녀가 지난 9월 27일 췬완 경찰서 옆을 지나가다가 4명의 폭동 진압 경찰에 붙잡혀 체포된 후 경찰서 내로 끌려갔으며, 경찰서 내에서 이들 4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홍콩의 명문대학인 중문대에 다니는 여학생 소니아 응은 지난 8월 31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후 연행된 콰이충(葵涌) 경찰서에서 경찰이 자신의 가슴을 치는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응급 구조요원의 활동을 방해했다는 증언도 잇따른다.
지난 8일 저녁 툰먼 지역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다친 시위자를 치료하기 위해 응급 구조요원 3명이 출동했다.
하지만 경찰 20여 명은 이들을 둘러싸고 욕설을 퍼부었으며, 끝내 이들이 다친 시위자를 치료하지 못하게 했다.
현장에 있던 응급 구조요원은 경찰이 자신을 "쓰레기"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앞서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경찰은 지하철 차량 내부까지 들어가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며 체포했는데, 당시 경찰의 구타로 실신한 시민을 응급구조원이 도우려고 하자 이를 저지하고 역내 진입까지 막았다.
당시 상태가 위중한 여성 부상자도 있었지만, 부상자들은 3시간 후에야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이달 2일에는 시위 현장의 불을 끄려고 진입하는 소방차에 최루탄을 쏴 소방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을 빚기도 했다.
더구나 지난 4일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가 주차장에서 추락해 긴급 이송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찰이 구급차의 현장 진입을 막았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차우 씨는 지난 4일 오전 1시께 정관오 지역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을 피하려고 하다가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후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8일 오전 숨졌다. 홍콩 경찰의 이러한 강경 진압은 지난달 말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결정된 중국의 대홍콩 강경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4중전회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결정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는 홍콩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4중전회 후 첫 주말 시위인 지난 2일 시위에서 홍콩 경찰은 시민들이 집회를 개최하자마자 병력을 투입해 해산에 나섰고, 하루 동안 무려 2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체포하는 등 전례 없이 강도 높게 대응했다.
지금껏 대형 쇼핑몰 내 시위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을 자제하던 경찰은 4중전회 이후에는 비난 여론을 아랑곳하지 않고 홍콩 내 쇼핑몰에 전격적으로 진입, 대규모 검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한정(韓正) 부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는 이러한 강경책을 밀어붙이는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재신임'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8일 홍콩과기대생 차우 씨가 숨져 홍콩 시위 사태의 첫 희생자로 기록됐지만, 시위 강경 진압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이날 홍콩 곳곳의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의 강경진압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사틴 지역에서는 한 경찰 간부가 20여 명의 경찰에게 "어떠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라고 발언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콰이퐁 지역에서는 경찰이 오토바이를 몰고 시위대를 향해 마구 돌진하는 모습이 영상에 찍혔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강경진압이 폭력 시위를 유도해 오는 24일 구의원 선거를 연기하기 위한 친중파 진영의 '음모'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월 23일 구의원 선거에서는 18개 선거구에서 452명의 구의원을 선출하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의 영향으로 친중파 진영이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 홍콩 언론은 폭력 시위가 이어질 경우 홍콩 정부가 이를 핑계로 구의원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의원 선거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이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천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닌, 1천200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구의원 가운데 이 117명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은 진영 간 세 대결을 통해 이뤄지므로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이를 싹쓸이한다.
친중파 진영이 구의원 선거 승리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합뉴스
中 '4중전회' 후 시위 강경진압 방침에 희생자 속출
홍콩 언론 "친중파, 폭력시위 핑계로 지방선거 연기 음모"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자는 물론 경찰이 쏜 실탄에 맞는 시위자까지 속출하면서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오전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한 경찰이 시위자를 검거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다른 시위자가 다가오자 그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총에 맞은 이 21살 시위자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옆에 있던 다른 시위자 1명도 실탄에 맞아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시위자 피격이 충격을 주는 이유는 경찰이 실탄까지 발사할 긴급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과 4일 시위에서도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았으나, 당시에는 시위자가 각목 등을 휘두르거나 다수의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하는 상황이어서 '정당방위'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총격은 시위자가 흉기를 휘두르거나 경찰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져 충격을 던져준다.
더구나 총격한 경찰은 다가오는 시위자의 팔이나 다리가 아닌 가슴을 향해 정면으로 실탄을 쏘기까지 했다.
홍콩 경찰은 이러한 진압이 시위대의 폭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주장하지만, 최근 잇따라 터져 나오는 경찰의 성폭력 폭로나 응급 구조요원 방해 등에 대한 증언은 이러한 주장이 힘을 잃게 만든다.
한 10대 소녀의 변호인은 이 소녀가 지난 9월 27일 췬완 경찰서 옆을 지나가다가 4명의 폭동 진압 경찰에 붙잡혀 체포된 후 경찰서 내로 끌려갔으며, 경찰서 내에서 이들 4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홍콩의 명문대학인 중문대에 다니는 여학생 소니아 응은 지난 8월 31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후 연행된 콰이충(葵涌) 경찰서에서 경찰이 자신의 가슴을 치는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응급 구조요원의 활동을 방해했다는 증언도 잇따른다.
지난 8일 저녁 툰먼 지역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다친 시위자를 치료하기 위해 응급 구조요원 3명이 출동했다.
하지만 경찰 20여 명은 이들을 둘러싸고 욕설을 퍼부었으며, 끝내 이들이 다친 시위자를 치료하지 못하게 했다.
현장에 있던 응급 구조요원은 경찰이 자신을 "쓰레기"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앞서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경찰은 지하철 차량 내부까지 들어가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며 체포했는데, 당시 경찰의 구타로 실신한 시민을 응급구조원이 도우려고 하자 이를 저지하고 역내 진입까지 막았다.
당시 상태가 위중한 여성 부상자도 있었지만, 부상자들은 3시간 후에야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이달 2일에는 시위 현장의 불을 끄려고 진입하는 소방차에 최루탄을 쏴 소방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을 빚기도 했다.
더구나 지난 4일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가 주차장에서 추락해 긴급 이송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찰이 구급차의 현장 진입을 막았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차우 씨는 지난 4일 오전 1시께 정관오 지역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을 피하려고 하다가 주차장 건물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이후 두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8일 오전 숨졌다. 홍콩 경찰의 이러한 강경 진압은 지난달 말 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결정된 중국의 대홍콩 강경 정책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4중전회에서는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법률 제도를 완비하겠다"고 결정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는 홍콩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4중전회 후 첫 주말 시위인 지난 2일 시위에서 홍콩 경찰은 시민들이 집회를 개최하자마자 병력을 투입해 해산에 나섰고, 하루 동안 무려 2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체포하는 등 전례 없이 강도 높게 대응했다.
지금껏 대형 쇼핑몰 내 시위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을 자제하던 경찰은 4중전회 이후에는 비난 여론을 아랑곳하지 않고 홍콩 내 쇼핑몰에 전격적으로 진입, 대규모 검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한정(韓正) 부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는 이러한 강경책을 밀어붙이는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재신임'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8일 홍콩과기대생 차우 씨가 숨져 홍콩 시위 사태의 첫 희생자로 기록됐지만, 시위 강경 진압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이날 홍콩 곳곳의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의 강경진압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사틴 지역에서는 한 경찰 간부가 20여 명의 경찰에게 "어떠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라고 발언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콰이퐁 지역에서는 경찰이 오토바이를 몰고 시위대를 향해 마구 돌진하는 모습이 영상에 찍혔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강경진압이 폭력 시위를 유도해 오는 24일 구의원 선거를 연기하기 위한 친중파 진영의 '음모'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월 23일 구의원 선거에서는 18개 선거구에서 452명의 구의원을 선출하며,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등의 영향으로 친중파 진영이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 홍콩 언론은 폭력 시위가 이어질 경우 홍콩 정부가 이를 핑계로 구의원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의원 선거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이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천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닌, 1천200명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구의원 가운데 이 117명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은 진영 간 세 대결을 통해 이뤄지므로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이를 싹쓸이한다.
친중파 진영이 구의원 선거 승리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