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퇴직연금 운용 손실을 본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은퇴 후 연금을 받아가도 수수료를 면제한다.

국민銀, 퇴직연금 전면 개편…"손실 발생할 경우 수수료 0"
국민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퇴직연금 체계 개편안을 11일 발표했다. 퇴직연금 누적 수익이 마이너스면 운용 관리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게 핵심이다. 다른 금융회사는 손실이 나도 펀드로 운용된 적립금에 대한 수수료만 면제한다. 반면 국민은행은 펀드 외에 전체 연금 적립금의 수수료를 무료화한다.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적립된 금액을 은퇴 후 연금으로 수령하는 고객도 수수료가 없다. 이 같은 혜택은 계열사인 KB증권도 동일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청년·장기 고객은 수수료를 낮춰준다. 개인형 IRP를 계약하는 시점에 만 39세 이하인 고객은 평생 운용관리 수수료를 20% 깎아준다.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 쌤’이 추천하는 포트폴리오를 이용하면 50% 추가 할인 혜택이 있다. 연금에 가입한 지 6~7년차가 되면 최대 18%, 8년차 이후에는 최대 20% 더 할인해준다. 중소기업·보육 시설에 대한 혜택도 강화한다. 사회적 기업과 마을 기업, 어린이집·유치원은 전체 수수료의 50%를 감면한다.

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사업의 최대 목표를 ‘고객 수익률’로 내걸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케팅 중심의 조직 구조를 고객·수익률 관리 중심으로 개편했다. 지난 5월 WM(자산관리)그룹에 연금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고객별 맞춤형 퇴직연금 운용안을 제시하는 ‘퇴직연금 자산관리 컨설팅센터’도 운용 중이다. 고객이 1 대 1 연금 관리를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 전담고객 관리제도’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애주기 연금 자산관리 체계를 갖추기 위해 핀테크 기업과 협의하고 있다.

최재영 KB금융그룹 연금본부장은 “퇴직연금 수수료는 합리적으로 줄이고 고객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