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 등 9명의 스님이 11일 오후 입재 법회를 마치고 하남 위례신도시의 천막 상월선원(霜月禪院)에서 동안거(冬安居) 수행에 들어갔다.

위례신도시 천막법당서 동안거…자승스님 등 9명 수행
종단 스님들과 신도 등 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상월선원 아래 임시법당에서 열린 입재 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종정예하 법어, 고불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법회에 앞서 소리꾼 장사익과 봉은국악합주단 공연도 마련됐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를 통해 "상월선원에 대중들이 모여 두문불출하며 동안거 결제에 임하는 것은 생로병사라는 윤회의 흐름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가르침인 생사해탈의 대오견성(大悟見性·모든 미혹을 부수고 우주의 진리를 깨달아 본래의 천성을 깨달음) 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진각 스님은 고불문을 통해 "부처님, 당신이 품이 넓고 그늘이 풍성한 나무 한 그루로 깨달음을 이룰 자리로 삼으셨듯이 저희도 이제 널찍한 천막 한 채로 깃들 자리를 삼았습니다.

저희에겐 이 천막이 보리수가 될 것입니다.

서릿발 같은 기상에 달을 벗 삼을 마음만 갖춘다면 당신의 길에서 어찌 물러남이 있겠습니까"라고 결의를 다졌다.

동안거에 들어간 9명의 스님은 자승, 진각 스님 외에 무연, 성곡, 호산, 심우, 재현, 도림, 인상 스님이다.

이들은 입재 법회 뒤 곧바로 석 달 동안의 동안거 수행을 위해 상월선원으로 향했다.

위례신도시 천막법당서 동안거…자승스님 등 9명 수행
면적 300여㎡의 비닐하우스 모양인 상월선원 내부에는 9개의 1인용 텐트가 마련됐고 텐트 앞에는 수행을 위한 방석이 놓여 있다.

스님들은 죽비 소리와 함께 하루 14시간 수행하는데 50분간 정진한 뒤 10분간 법당 내를 포행(布行) 한다.

종단 관계자는 "상월선원 바깥과 스님들이 잠을 자는 텐트 안의 온도 차이는 2도밖에 나지 않는다.

난방기도 없다"며 "외부와 통하는 곳은 음식을 넣는 배식구와 의료진 면담을 위한 작은 구멍뿐"이라고 설명했다.

상월선원은 위례신도시와 남한산성 사이에 위치한 옛 군부대 법당 자리를 매입해 사찰 건립을 추진하던 곳이며, 선원 아래에는 불자들이 함께 수행 정진할 수 있도록 사방이 트인 임시법당을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