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디즈니도 나섰다…넷플릭스와 'OTT 전쟁'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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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서비스 시작
한국엔 2021년 진출할 듯
한국엔 2021년 진출할 듯
세계 최대 콘텐츠기업 월트디즈니가 12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시작했다. 이어 오는 19일 호주와 뉴질랜드, 내년 상반기 서유럽과 일본 등으로 디즈니플러스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한국에서는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콘텐츠 공룡’ 디즈니의 진출로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이 선점한 세계 OTT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마블, 픽사, 21세기폭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보유한 콘텐츠 8000여 편을 온라인에서 무제한 골라 볼 수 있게 해준다. ‘어벤져스’ ‘아바타’ ‘타이타닉’ ‘스타워즈’ 등 세계 역대 흥행 1~5위 영화를 비롯해 ‘겨울왕국’ ‘심슨 가족’ 등 글로벌 히트작이 포함돼 넷플릭스, 아마존 등 선발주자와 겨룰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달 이용료는 6.99달러(약 8150원)로 넷플릭스(7.99달러)보다 저렴하다. 알렉시아 쿼드러니 JP모간 애널리스트는 “디즈니플러스가 최종적으로 넷플릭스의 전체 가입자 기반(올 3분기 1억5800만 명)보다 많은 1억6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즈니플러스 출범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텔레콤 KT 등 통신사와 스튜디오드래곤 등 제작사들이 디즈니플러스의 아시아지역 플랫폼·콘텐츠 파트너가 되기 위해 제휴를 적극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혁/김희경 기자 yoojh@hankyung.com
"조만간 넷플릭스 추월"
디즈니, OTT시장 '게임 체인저' 되나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이긴다는 점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양한 콘텐츠로 승리할 것이다.”(JP모간) “디즈니플러스는 ‘토르의 마법망치’를 내려친 것과 같다. 모든 것을 바꾸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뉴욕타임스)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12일 출범하면서 세계 콘텐츠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923년 설립 이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디즈니가 급성장하고 있는 OTT 시장에서도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무기로 막강한 파급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뒤 글로벌 OTT 시장을 키우고 지배해 온 넷플릭스를 추월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세대 아우르는 콘텐츠 보유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와 가장 차별화된 점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방대한 콘텐츠다. 디즈니플러스는 모두 8000여 편의 콘텐츠를 공급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스타워즈), 21세기폭스, 내셔널지오그래픽, ESPN 콘텐츠를 제공한다. 콘텐츠의 질도 탁월하다. 세계 역대 영화 흥행작 1~5위인 ‘어벤져스:엔드게임’ ‘아바타’ ‘타이타닉’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비롯해 미국 역대 흥행 상위 영화 100편 중 47편을 디즈니와 21세기폭스가 소유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갖지 못한 ‘시간’의 힘이 크다. 어릴 때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봐왔고, ‘어벤져스’ 등 마블의 콘텐츠에 열광하는 성인들을 대거 끌어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갖추지 못한 가족 콘텐츠가 풍부한 것이 디즈니플러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콘텐츠 양도 압도적이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1000여 편에 불과하다. 대부분 콘텐츠는 다른 제작사나 방송사로부터 방영권을 사들인 것이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8000여 편의 지식재산권(IP)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출범과 함께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IP의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공급해 온 자사 콘텐츠를 내년 계약이 만료되면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 디즈니가 지난해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금액은 74억달러(약 8조8000억원)에 달했다.
마블·스타워즈 드라마도 자체 제작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의 강점으로 꼽히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외에 OTT 플랫폼에 독점 공급하는 콘텐츠를 따로 만든다. 마블이 이 플랫폼에 제공할 드라마 ‘팔콘과 윈터솔져’를 제작하고 있다. 또 호크아이, 로키, 완다비젼 등 마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1~2년 내 완성해 디즈니플러스에서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라는 동일한 세계관에 속해 있기 때문에 마블 영화들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령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서 보조 캐릭터로 등장한 팔콘과 윈터솔져의 숨은 이야기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드라마로 소개하면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속편의 흥행 성적도 배가시킬 수 있다.
케빈 파이기 마블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마블 콘텐츠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OTT를 통해 스타워즈 시리즈 ‘만달로리안’, 애니메이션 ‘레이디와 트램프’ 등도 공개할 예정이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디즈니는 한달 이용료로 넷플릭스(7.99달러)보다 저렴한 6.99달러(8150원)을 내세웠다. 3년 약정을 맺으면 매달 4.72달러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OTT와 비슷한 가격이다. ‘웨이브’는 7900원 요금제를 내세웠다. CJ ENM의 ‘티빙’은 최신 영화이용권을 제외한 ‘티빙 무제한’을 5900~1만19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 강자 잇단 진출로 경쟁 격화
디즈니뿐 아니라 통신업체와 방송사들의 시장 진출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OTT 시장의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에 앞서 애플은 지난 1일 OTT ‘애플TV플러스’를 100여 개국에서 선보였다.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10억 대 이상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애플TV플러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가격도 월 4.99달러로 싼 편이다. 워너미디어를 보유한 통신사 AT&T도 ‘왕좌의 게임’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비디오서비스 ‘HBO 맥스’를 내년 5월 시작한다. ‘왕좌의 게임’ ‘빅뱅이론’ 등 HBO의 인기 콘텐츠를 독점 제공한다. NBC유니버설을 보유한 컴캐스트도 내년 4월 OTT ‘피콕’을 선보인다.
애플과 AT&T의 국내 진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OTT업계에서는 넷플릭스에 이어 이들 후발주자의 한국 진출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준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미디어 연구위원은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콘텐츠 기업의 OTT 진출로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경쟁 구도와 콘텐츠 수급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시장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대중의 선택지가 많아지고 피로도도 높아지는 만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경/유재혁 기자 hkkim@hankyung.com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마블, 픽사, 21세기폭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보유한 콘텐츠 8000여 편을 온라인에서 무제한 골라 볼 수 있게 해준다. ‘어벤져스’ ‘아바타’ ‘타이타닉’ ‘스타워즈’ 등 세계 역대 흥행 1~5위 영화를 비롯해 ‘겨울왕국’ ‘심슨 가족’ 등 글로벌 히트작이 포함돼 넷플릭스, 아마존 등 선발주자와 겨룰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달 이용료는 6.99달러(약 8150원)로 넷플릭스(7.99달러)보다 저렴하다. 알렉시아 쿼드러니 JP모간 애널리스트는 “디즈니플러스가 최종적으로 넷플릭스의 전체 가입자 기반(올 3분기 1억5800만 명)보다 많은 1억6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즈니플러스 출범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텔레콤 KT 등 통신사와 스튜디오드래곤 등 제작사들이 디즈니플러스의 아시아지역 플랫폼·콘텐츠 파트너가 되기 위해 제휴를 적극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혁/김희경 기자 yoojh@hankyung.com
"조만간 넷플릭스 추월"
디즈니, OTT시장 '게임 체인저' 되나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이긴다는 점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양한 콘텐츠로 승리할 것이다.”(JP모간) “디즈니플러스는 ‘토르의 마법망치’를 내려친 것과 같다. 모든 것을 바꾸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뉴욕타임스)
월트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12일 출범하면서 세계 콘텐츠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923년 설립 이후 세계 콘텐츠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디즈니가 급성장하고 있는 OTT 시장에서도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무기로 막강한 파급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뒤 글로벌 OTT 시장을 키우고 지배해 온 넷플릭스를 추월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세대 아우르는 콘텐츠 보유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와 가장 차별화된 점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방대한 콘텐츠다. 디즈니플러스는 모두 8000여 편의 콘텐츠를 공급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스타워즈), 21세기폭스, 내셔널지오그래픽, ESPN 콘텐츠를 제공한다. 콘텐츠의 질도 탁월하다. 세계 역대 영화 흥행작 1~5위인 ‘어벤져스:엔드게임’ ‘아바타’ ‘타이타닉’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를 비롯해 미국 역대 흥행 상위 영화 100편 중 47편을 디즈니와 21세기폭스가 소유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갖지 못한 ‘시간’의 힘이 크다. 어릴 때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봐왔고, ‘어벤져스’ 등 마블의 콘텐츠에 열광하는 성인들을 대거 끌어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갖추지 못한 가족 콘텐츠가 풍부한 것이 디즈니플러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콘텐츠 양도 압도적이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1000여 편에 불과하다. 대부분 콘텐츠는 다른 제작사나 방송사로부터 방영권을 사들인 것이다.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8000여 편의 지식재산권(IP)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출범과 함께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IP의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공급해 온 자사 콘텐츠를 내년 계약이 만료되면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 디즈니가 지난해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금액은 74억달러(약 8조8000억원)에 달했다.
마블·스타워즈 드라마도 자체 제작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의 강점으로 꼽히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한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외에 OTT 플랫폼에 독점 공급하는 콘텐츠를 따로 만든다. 마블이 이 플랫폼에 제공할 드라마 ‘팔콘과 윈터솔져’를 제작하고 있다. 또 호크아이, 로키, 완다비젼 등 마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1~2년 내 완성해 디즈니플러스에서 독점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라는 동일한 세계관에 속해 있기 때문에 마블 영화들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령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서 보조 캐릭터로 등장한 팔콘과 윈터솔져의 숨은 이야기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드라마로 소개하면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속편의 흥행 성적도 배가시킬 수 있다.
케빈 파이기 마블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마블 콘텐츠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OTT를 통해 스타워즈 시리즈 ‘만달로리안’, 애니메이션 ‘레이디와 트램프’ 등도 공개할 예정이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디즈니는 한달 이용료로 넷플릭스(7.99달러)보다 저렴한 6.99달러(8150원)을 내세웠다. 3년 약정을 맺으면 매달 4.72달러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OTT와 비슷한 가격이다. ‘웨이브’는 7900원 요금제를 내세웠다. CJ ENM의 ‘티빙’은 최신 영화이용권을 제외한 ‘티빙 무제한’을 5900~1만19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콘텐츠 강자 잇단 진출로 경쟁 격화
디즈니뿐 아니라 통신업체와 방송사들의 시장 진출이 잇따르면서 글로벌 OTT 시장의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에 앞서 애플은 지난 1일 OTT ‘애플TV플러스’를 100여 개국에서 선보였다.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10억 대 이상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애플TV플러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가격도 월 4.99달러로 싼 편이다. 워너미디어를 보유한 통신사 AT&T도 ‘왕좌의 게임’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비디오서비스 ‘HBO 맥스’를 내년 5월 시작한다. ‘왕좌의 게임’ ‘빅뱅이론’ 등 HBO의 인기 콘텐츠를 독점 제공한다. NBC유니버설을 보유한 컴캐스트도 내년 4월 OTT ‘피콕’을 선보인다.
애플과 AT&T의 국내 진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OTT업계에서는 넷플릭스에 이어 이들 후발주자의 한국 진출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준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미디어 연구위원은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콘텐츠 기업의 OTT 진출로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경쟁 구도와 콘텐츠 수급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시장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대중의 선택지가 많아지고 피로도도 높아지는 만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경/유재혁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