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아닌 거주'에 초점…임대 중심의 '맞춤형' 도시공간
청년 표심잡기 '특단' 대책…文정부 기존 정책 '한계' 극복 가능할까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는 '청년 신도시'는 기존의 신도시 개념을 뒤흔드는 '정책 대전환'으로 평가된다.

단순한 '주택공급'의 기능을 넘어 청년·신혼부부가 일과 생활을 병행하면서 부닥치는 문제를 '토탈케어' 하는 정책 수단으로서 신도시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정부가 '주거복지사다리'를 놓겠다는 목표로 집권 초반부터 청년·신혼부부을 위해 주택정책을 펴온 가운데 민주당의 이러한 구상이 더욱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이 검토 중인 '청년 신도시'는 비슷한 '필요'를 느끼는 계층·세대를 위한 도시 공간을 조성해 주거·육아·일자리 등과 관련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선 도시 내 주택은 '소유'가 아닌 실제 '거주' 기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이 아닌 임대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해 자금 조달의 부담을 덜고 충분한 주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 내 보육 서비스 기능도 기존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공공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을 풍족하게 구비하고, 맞벌이 부부를 위한 '돌보미 서비스' 역시 충분히 마련하는 방안을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도시 내 청년들의 창업 지원 시설을 구비하는 등 일자리 관련 지원책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이른바 일자리·주거·저출산 문제를 해소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러한 구상의 배경에는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 정책의 '한계'를 절감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2017년 11월 '주거복지로드맵', 2018년 7월 '신혼·청년 주거 지원방안', 같은 해 11월 '일자리 연계형 지원주택 추진 방안' 등을 통해 잇따라 청년 주택 지원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각종 문제에 부딪힌 것도 사실이다.

우선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제한된' 물량이 문제였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도심 내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의 선호지역은 최고 500대 1의 경쟁률을 훌쩍 넘었다.

신혼특화형 분양형 주택인 '신혼희망타운'은 '로또 단지'라고 불리기도 했다.

단지 내 차별 문제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강남구·동작구·마포구 등 입지 조건이 좋은 아파트 단지의 행복주택의 경우, 일반 분양 가구와 철저히 분리하는 구조여서 '배제'를 경험하게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밖에도 주택이 협소하다, 흩어진 지역의 단발성 대책이다 등의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청년 신도시'는 이같은 한계점들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입지의 경우 3기 신도시의 일부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3기 신도시는 지난 5월 국토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에 따른 것으로, 고양시 창릉동(813만㎡·3만8천 가구), 부천시 대장동(343만㎡·2만가구) 등에 조성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들 입지가 청년·신혼부부가 중요시하는 '직주 근접성'의 요건에도 상당히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화가 담보된다면 큰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자금 조달을 위해 민간·공공임대 방식을 병행하는 쪽으로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적 성격이 짙은 정책인 만큼 우선은 '시범사업' 성격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 효과 등을 가늠한 뒤 당정이 향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공약 구상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숙제'로 여겨지는 청년층 '표심 잡기'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른바 '조국 정국'을 겪으며 여권에 대한 청년층 민심 이반 현상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이들의 표심을 되돌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문제의식이다.

총선기획단에 청년·여성 위원을 다수 포함시킨 것도 이런 고민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13일 통화에서 "실제로 특정 세대·계층만 거주하도록 하는 도시의 조성이 가능한 구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