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루 1억씩 올라" 억눌려있던 부산 부동산 한꺼번에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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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앞둔 해운대 엘시티 더샵 최대 수혜…프리미엄 최고 5억
부산 최대 재건축 남천 삼익비치도 실매물 없이 호가만 상승
전문가 "일시적 과열…점진적 회복속도로 정상화 수순 밟을 것" "하루 만에 프리미엄이 1억씩 올라가는 집은 부산 부동산 바닥에 10년 넘게 있으면서 처음 봤습니다.업계에서 다들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부산 '해수동'(해운대, 수영, 동래구) 지역에 조정대상지역 해제 효력이 발생한 지 엿새째인 13일.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 A 부동산 소장은 달라진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동안 대출 규제 등 갖가지 규제에 억눌려 침체에 허덕이던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서 한꺼번에 들썩이고 있다.
이날 둘러본 해운대구 부동산 현장은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게 피부에 느껴질 정도였다.
A 부동산 소장은 조정지역 해제 최대 수혜자로 불리는 해운대 해변 앞 '엘시티 더샵' 아파트의 경우 가장 75평짜리를 기준으로 며칠 사이 프리미엄이 5억원이 넘게 붙었다고 말했다.
규제 해제 전 23억원을 호가하던 이 매물은 지금은 3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에서 가장 작은 평수인 58평의 경우도 프리미엄이 1억5천만원 이상 형성된 상태다.
해당 평수 가운데 일부는 조정 해제 전 6천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있었다.
A 부동산 소장은 "어제 아침에 프리미엄 1억원대 매물이 마지막으로 있었는데 부동산 두 곳에서 수 초를 다투며 치열하게 계좌를 넣기 위해 경쟁하던 중 1억3천만원을 바로 콜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라면서 "이제는 작은 평수도 프리미엄 1억5천만원 이하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A 부동산 소장은 기존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시 걷어가는 바람에 거래가 잠기는 현상도 있다고 전했다.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며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해당 소장은 "계약금을 7천만원 걸었는데 위약금을 두배 내고도 해약하고 있고, 심지어 중도금을 지급했는데도 해약해 법적 분쟁이 일어날 조짐이 있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엘시티 부동산 거래는 해제가 발표된 6일부터 초기에는 관망세를 유지하다가 첫 주말인 9일 토요일을 시작으로 싹쓸이 장세가 시작됐다고 A 부동산 소장은 말했다.
A 부동산 소장은 "엘시티가 금액이 워낙 무겁다 보니 주변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이 먼저 뛰기 시작했고, 엘시티는 9일 서울 사람들 매수가 본격화하면서 그때부터 하루 1억씩 뛰었다"고 말했다.
엘시티 정문 근처에 있는 B 부동산에는 급매물이나 저가 프리미엄을 찾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4명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한순간도 끊이지 않아 실제 내방객의 상담은 어려울 정도였다.
B 부동산 관계자 중 한명은 "프리미엄을 깎으려고 하면 사실상 못 산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집주인들의 매물 회수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비용을 떼이는 경우도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 부동산 소장은 "계약이 파기되면 당사자들이 가장 먼저 부동산 비용부터 안 주려고 한다"면서 "조정해제로 부동산 업자들이 호황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계약 파기가 잇따르며 부동산 비용 청구를 위한 민사소송 등 해야 할 일로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C 부동산은 해운대 지역 다른 아파트도 프리미엄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전했다.
올해 말부터 내후년까지 완공이 예정된 해운대역사 인근 일명 '주상복합 삼총사' 중 하나인 해운대 롯데캐슬의 경우 34평에 프리미엄이 2억2천만원까지 붙었다.
엘시티 주변 신축 중인 49층짜리 2개 동 '경동리인'의 경우 매물의 씨가 말랐다.
C 부동산 관계자는 "전통적인 해운대 부촌인 마린시티에 올해 만들어진 자이 아파트가 34평에 10억원대에 육박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부산도 곧 34평 10억원대 시대가 평준화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승이 가파르다"고 말했다.
서울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부산에 내려와 싹쓸이하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이들 부동산 모두 "들어 본 적은 있다"면서도 "직접 겪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분 직접 현장에 임장하기보다 전화로 가격을 물은 뒤 입금부터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몇시간 혹은 하루의 시간 차이를 잘 알기 때문에 전화로 계약을 많이 한다"면서 "부산 부동산 바닥에 오래 있었지만 이런 난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운대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수영구 재건축 아파트들도 입주권 매물이 싹 사라졌다.
부산 최대 재개발 예정 단지인 남천 삼익비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호가만 오르고 있다.
강정규 동의대학교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청약조정지역 해제로 부산지역 주택시장 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겠고 일부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정부 규제정책 기조 지속과 지역경제 부진, 대출 규제가 여전한 등 부정적인 요인도 많아 대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보다 점진적 시장 회복속도로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의 경우 지금처럼 원정투자자에 의해 일시적이고 급박하게 과열 양상인 상태에서 매매 하기보다 원정투자가 빠져나가고, 봄 이사철이 되며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를 노려 한두 달 정도 관망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부산 최대 재건축 남천 삼익비치도 실매물 없이 호가만 상승
전문가 "일시적 과열…점진적 회복속도로 정상화 수순 밟을 것" "하루 만에 프리미엄이 1억씩 올라가는 집은 부산 부동산 바닥에 10년 넘게 있으면서 처음 봤습니다.업계에서 다들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부산 '해수동'(해운대, 수영, 동래구) 지역에 조정대상지역 해제 효력이 발생한 지 엿새째인 13일.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 A 부동산 소장은 달라진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동안 대출 규제 등 갖가지 규제에 억눌려 침체에 허덕이던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서 한꺼번에 들썩이고 있다.
이날 둘러본 해운대구 부동산 현장은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게 피부에 느껴질 정도였다.
A 부동산 소장은 조정지역 해제 최대 수혜자로 불리는 해운대 해변 앞 '엘시티 더샵' 아파트의 경우 가장 75평짜리를 기준으로 며칠 사이 프리미엄이 5억원이 넘게 붙었다고 말했다.
규제 해제 전 23억원을 호가하던 이 매물은 지금은 3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에서 가장 작은 평수인 58평의 경우도 프리미엄이 1억5천만원 이상 형성된 상태다.
해당 평수 가운데 일부는 조정 해제 전 6천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있었다.
A 부동산 소장은 "어제 아침에 프리미엄 1억원대 매물이 마지막으로 있었는데 부동산 두 곳에서 수 초를 다투며 치열하게 계좌를 넣기 위해 경쟁하던 중 1억3천만원을 바로 콜하는 사람이 나타났다"라면서 "이제는 작은 평수도 프리미엄 1억5천만원 이하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A 부동산 소장은 기존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시 걷어가는 바람에 거래가 잠기는 현상도 있다고 전했다.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며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해당 소장은 "계약금을 7천만원 걸었는데 위약금을 두배 내고도 해약하고 있고, 심지어 중도금을 지급했는데도 해약해 법적 분쟁이 일어날 조짐이 있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엘시티 부동산 거래는 해제가 발표된 6일부터 초기에는 관망세를 유지하다가 첫 주말인 9일 토요일을 시작으로 싹쓸이 장세가 시작됐다고 A 부동산 소장은 말했다.
A 부동산 소장은 "엘시티가 금액이 워낙 무겁다 보니 주변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이 먼저 뛰기 시작했고, 엘시티는 9일 서울 사람들 매수가 본격화하면서 그때부터 하루 1억씩 뛰었다"고 말했다.
엘시티 정문 근처에 있는 B 부동산에는 급매물이나 저가 프리미엄을 찾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4명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한순간도 끊이지 않아 실제 내방객의 상담은 어려울 정도였다.
B 부동산 관계자 중 한명은 "프리미엄을 깎으려고 하면 사실상 못 산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집주인들의 매물 회수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비용을 떼이는 경우도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 부동산 소장은 "계약이 파기되면 당사자들이 가장 먼저 부동산 비용부터 안 주려고 한다"면서 "조정해제로 부동산 업자들이 호황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계약 파기가 잇따르며 부동산 비용 청구를 위한 민사소송 등 해야 할 일로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C 부동산은 해운대 지역 다른 아파트도 프리미엄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전했다.
올해 말부터 내후년까지 완공이 예정된 해운대역사 인근 일명 '주상복합 삼총사' 중 하나인 해운대 롯데캐슬의 경우 34평에 프리미엄이 2억2천만원까지 붙었다.
엘시티 주변 신축 중인 49층짜리 2개 동 '경동리인'의 경우 매물의 씨가 말랐다.
C 부동산 관계자는 "전통적인 해운대 부촌인 마린시티에 올해 만들어진 자이 아파트가 34평에 10억원대에 육박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부산도 곧 34평 10억원대 시대가 평준화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승이 가파르다"고 말했다.
서울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부산에 내려와 싹쓸이하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이들 부동산 모두 "들어 본 적은 있다"면서도 "직접 겪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분 직접 현장에 임장하기보다 전화로 가격을 물은 뒤 입금부터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몇시간 혹은 하루의 시간 차이를 잘 알기 때문에 전화로 계약을 많이 한다"면서 "부산 부동산 바닥에 오래 있었지만 이런 난리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해운대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수영구 재건축 아파트들도 입주권 매물이 싹 사라졌다.
부산 최대 재개발 예정 단지인 남천 삼익비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호가만 오르고 있다.
강정규 동의대학교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청약조정지역 해제로 부산지역 주택시장 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겠고 일부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정부 규제정책 기조 지속과 지역경제 부진, 대출 규제가 여전한 등 부정적인 요인도 많아 대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보다 점진적 시장 회복속도로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의 경우 지금처럼 원정투자자에 의해 일시적이고 급박하게 과열 양상인 상태에서 매매 하기보다 원정투자가 빠져나가고, 봄 이사철이 되며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를 노려 한두 달 정도 관망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