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윤석민 회장, 대주주자격 판단 마지막시험대"

SBS가 차기 사장 임명동의 투표를 앞두고 노조와 사측이 다시금 충돌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13일 방송가에 다르면 SBS는 오는 15일 차기 사장 후보를 공개하고, 18일부터 사흘간은 차기 사장 임명동의 투표에 들어간다.

사장은 SBS 재적인원의 60% 이상이 반대하면 임명될 수 없다.

SBS는 지난 2017년 노사 합의로 국내 방송사 중 최초로 사장 임명동의제를 도입했다.

방송 자율성과 경영 독립을 위한 획기적인 제도로 평가받았지만,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기권은 찬성표로 취급되기 때문에 실효성에 대한 한계도 지녔다.

사측이 추천하는 사장 후보는 SBS 대주주격인 태영그룹 윤석민 회장이 사실상 낙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는 이날 오전 영등포구 여의도 태영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회장을 겨냥해 "대주주 자격을 판단할 마지막 시험대"라며 적절한 후보 임명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윤 회장이 현 박정훈 경영진이나 그에 준하는 인물을 또다시 사장 후보로 내세울 경우 노사간 신뢰와 화합 속에 SBS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만일 윤 회장이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한다면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지상파 방송사 대주주로서의 자격을 심판대에 올릴 것"이라며 "SBS 노사관계 파탄과 독립경영 보장에 대한 대국민 약속 파기의 책임을 가장 무거운 방법으로 물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윤 회장에게 "SBS의 방송과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노사관계를 정상화해 지상파 방송위기 극복에 나설 혁신적 인물을 사장 후보로 추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날 현재 사측에서는 이렇다 할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박정훈 현 사장 유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있어, 이 경우 노사간 극심한 충돌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