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신세계 등 움직임 비슷
"명품업체와 공급물량 연초 정해져
1분기 실적으로 한해 장사 가늠"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지난 1월 6만9300원까지 떨어졌다가 반등에 성공해 5월 2일 1년 내 최고가인 11만8000원에 도달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13일엔 8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신세계도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5월 2일 34만5500원으로 1년 최고가를 찍은 뒤 부진의 늪에 빠져 이날엔 26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백화점은 올 3월 10만6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5월 초 하락세로 반전했다. 이날 7만8500원에 마감했다. 이처럼 면세점주가 상반기에 상승세를 보이다 2분기 중 약세로 반전하는 모습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면세점주의 이런 흐름이 업종 특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실적은 다른 유통업과 달리 수요보다 명품 공급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더 크다”며 “글로벌 명품업체들의 연간 공급 물량이 연초에 정해지기 때문에 1분기 실적이 나오면 투자자들이나 업계가 연간 공급 물량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면세점은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이 주도하는 시장이라 한 해 공급 물량을 이들이 소진하면 실적에 뚜렷한 반전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투자자들의 기대가 잦아드는 1분기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는 흐름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면세점주가 조정을 받는 연말 매수해 내년 1분기 실적을 확인해 가면서 매도 시점을 잡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내년 국내 면세점 시장은 올해보다 16%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