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폭우로 인해 53년 만에 최악의 침수 피해를 겪고 있다.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도 침수됐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현지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는 지난 12일 오후 기준 187㎝를 나타냈다. 이는 194㎝였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조수 수위가 180㎝를 넘으면 수상 도시인 베네치아는 도시의 85% 이상이 침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례적으로 높은 조수”라며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치아 의회는 중앙 정부에 ‘재난사태’를 선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폭우로 9세기에 세워진 산마르코대성당에도 바닷물이 들어찼다. 성당이 침수 피해를 본 것은 1200년 역사상 이번이 6번째다. 이 대성당은 마르코(마가) 복음서를 쓴 성 마르코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868년 처음 건축됐다가 화재로 소실된 뒤 1063년 재건축됐다.

바포레토(수상버스) 등 일부 교통수단의 운행이 중단돼 시내 통행이 사실상 마비됐다. 베네치아 당국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이날 하루 시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탈리아 남부도 연일 이어진 강우로 수해를 입었다. 나폴리 등 남부 일부 지역은 휴교령을 내렸다. 마테라에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굴주거지가 침수됐다. 시칠리아섬 주변 일부 도서는 접근이 통제된 상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