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군사훈련 조정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방한길에 오른 후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의 한국 내 군사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와 협의한 뒤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군사훈련 조정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외교적인 필요에 따라 어느 정도 태세를 조절할 것"이라며 "우리 외교관들에게 권한과 능력을 부여하는 모든 일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의 핵협상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군사훈련 규모를 이미 축소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한반도에 긴장 국면이 조성됐다. 한미 군사훈련 규모 축소에도 북한은 반발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연습과 훈련 조정을 고려할 때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원한다"며 "북한에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외교에 대한 문을 다시 열어 놓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미국이 올해 말까지 핵협상 접근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오는 15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 간 연례 안보협의기구인 한미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할 예정이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한일 갈등은 북한과 중국에만 이익이 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에스퍼 장관의 의견은 미 국방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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