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항소심 선고가 14일 진행된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 전 이사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항소심 선고가 14일 진행된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 전 이사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항소심 선고가 14일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일염)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의 항소심에 대한 선고 기일을 연다.

지난달 24일 열린 2심 결심 공판에서 이 이사장은 잘못을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이사장 측은 "모든 사실을 다 인정하고 양형에 대해서만 한 번 더 검토해주면 하는 취지"라며 "저희는 기본적으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이사장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6명을 위장·불법 입국시킨 뒤 고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이사장이 한진그룹 회장 비서실에 가사도우미 선발을 지시했고 인사전략실을 거치면서 필리핀 지점에 지시 사항이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지난 7월 이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검찰은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지만 재판부가 더욱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했다.

1심은 "검찰이 이 전 이사장에 대해 구형한 벌금 3000만원은 최고형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해도 비난 가능성에 상응하는 형벌이라 보기 어렵다"며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이 전 이사장은 한진그룹 총수의 배우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마치 대한항공이 자기 가족 소유 기업인 것처럼 비서실을 통해 가사도우미의 모집 과정과 선발 기준 등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하달했다"며 "외국인 출국 관리를 통한 안전한 국경관리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관리 및 외국인 인력 수급을 통한 고용시장 정상화와 사회통합을 꾀하려는 국가기능에 타격을 주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장은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다. 검찰은 이 전 이사장에게 1심 구형량과 같은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한편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받았다. 조 전 부사장과 검찰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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