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민 분노·배신감"…美 "훈련태세 더 적게 조정할 수도"
SCM서 논의 가능성…軍 "이달 중순 계획 아직 변동 없어"
'北반발·美달래기' 한미연합훈련, MCM·SCM 의제 급부상
북한의 거센 반발과 함께 미국이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한미연합훈련이 이달 중순 계획대로 정상 시행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 군 당국은 기존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대체한 연합공중훈련을 이달 중순 실시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 중이다.

이 와중에 북한 김정은이 위원장을 맡은 국무위원회의 대변인이 미국 '대통령'까지 거명하며 연합훈련과 미국의 처신을 고강도로 비판하는 담화를 내놨다.

14일 열린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15일 개최되는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앞두고 북한의 강한 반발이 제기됨 따라 한미연합훈련 시행 문제가 MCM뿐 아니라 SCM 의제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국무위원회 대변인은 전날 담화에서 "대화상대인 우리(북) 공화국을 과녁으로 삼고 연합공중훈련까지 강행하며 사태발전을 악화일로로 몰아넣은 미국의 분별없는 행태에 대해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대통령이 자랑할 거리를 안겨주었으나 미국 측은 이에 아무런 상응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미국 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란 배신감 하나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미국은 연합훈련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SCM 참석차 13일(현지시간) 방한길에 오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한 외교적 협상 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한국에서 실시하는 미국의 군사활동을 조정할 가능성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 태세를 더 많거나 더 적게 조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외교관들에게 권한을 주고 외교관들이 한국과 더불어 북한과 앉아 테이블에 올려둔 문제들이 협상을 통한 해결로 전진할 수 있도록 모든 것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北반발·美달래기' 한미연합훈련, MCM·SCM 의제 급부상
어찌 됐건 이날 서울에서 열린 MCM 회의에서도 연합훈련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주관한 MCM의 의제 중 하나는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평가이다.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데는 연합훈련이 핵심이다.

이런 연합훈련을 조정하려면 박 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의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

에이브럼스 사령관도 MCM 회의 참석 멤버이다.

두 사람이 조정 시행해도 연합방위태세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면 양국 국방부 장관에 그 평가 결과를 보고하고 승인을 받는다.

이번 MCM에서 박 의장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연합훈련 조정 시행에 동의할 경우 15일 열리는 SCM에서 최종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과 국방부 당국자들은 당장 이달 중순 시행될 연합공중훈련 유예나 축소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에스퍼 장관 발언 의미에 대해 "미국 측에서 유연한 접근법으로 북미 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가 있어 에스퍼 장관의 이번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연합훈련에 관한 것은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조정된 형태로 연중 균등 되게 시행해 왔음을 말씀드린다"며 "연합연습의 규모나 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군의 한 관계자도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이번 훈련을 직접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그간 조정된 연합훈련을 지칭한 것"이라며 "이달 중순 연합공중훈련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

한국 공군과 주한 미 7공군은 이달 중순께 각각 훈련하다가 대대급 이하 연합전력들이 공중 대비태세를 점검하는 형식으로 훈련하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