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입시업체 "중간 난도 문제 늘어…중상위권 어려웠을 듯"
"수능 수학, 작년과 비슷한 수준…응시생 '체감난도'는 상당할 듯"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교시 수학 영역은 작년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고 평가됐다.

다만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 간 난이도 차이가 이전보다 줄면서 최상위권 응시생과 상위권 이하 응시생의 체감난이도가 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 상담교사단 최영진 경기 금촌고 교사는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비슷했다"면서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연습한 응시생이라면 무난히 문제를 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형에서는 쌍곡선의 뜻을 알아야 해결할 수 있는 17번과 정규분포의 뜻과 성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18번, 종이접기를 통해 공간도형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27번 등이 새로운 유형의 문제로 파악됐다.

고난도 문항은 예년처럼 객관식 마지막 문제인 21번과 주관식 마지막 두 문제인 29번과 30번이 꼽혔다.

21번은 함수 그래프의 개형과 정적분의 의미를 알아야 하고 29번은 벡터와 직선의 방정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문제 풀이가 가능했다.

30번은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했다.

통상 인문계열 학생이 보는 나형도 가형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됐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응시생들이 기본개념만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면 빠르게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다만, 개념을 완벽하게 숙지 못 한 응시생들은 시간이 부족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나형 신유형은 수열을 귀납적으로 정의한 뒤 다시 식을 구성해야 하는 21번과 적분 식으로 표시된 조건에 맞춰 함수의 값을 구해야 하는 28번 등이 꼽혔다.

응시생들이 풀기 어려운 문항은 객관식 마지막 두 문제인 20번, 21번과 주관식 마지막 두 문제인 29번, 30번이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4개 문항 가운데 최고난도 문항은 삼차 함수 실근의 조건과 그래프 개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30번이 꼽혔는데 조만기 교사는 "작년 30번보다는 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고난도 문항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문항은 줄어들고 난도가 중간인 문항이 늘었다"면서 "중상위권 응시생은 시간이 부족하고 시험이 다소 어렵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작년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면서 응시생의 '느낌'은 어렵다는 쪽에 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진학사는 "가형은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난이도가 비슷했고 나형은 다소 쉬웠다"면서 "다만, 가형은 중위권 학생들이 풀기에 다소 시간이 걸릴 문제가 다수 출제된 점이 변수"라고 분석했다.

대성학원은 "문제 유형이 기존에 나온 것들과 비슷했다"면서도 "초고난도 문항의 난도는 내려갔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문항의 난도는 올라가 응시생들은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렵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가형은 작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변별력 있게 출제됐고 나형은 작년보다 어려웠다"면서 "중간 난도 문항이 예년보다 어렵게 나와 체감난도가 상당히 높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