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30분 이상 손가락 마디 붓고 욱신욱신…'류머티즘 관절염' 의심 [이지현의 생생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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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 관절염 증상·치료법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병
손부터 시작해 모든 관절로 확대
염증물질 새벽에 가장 많이 분비
자고 일어난 뒤 붓기·통증 심해져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병
손부터 시작해 모든 관절로 확대
염증물질 새벽에 가장 많이 분비
자고 일어난 뒤 붓기·통증 심해져
고령 인구가 늘면서 친숙해진 질환 중 하나가 관절염이다. 건강한 노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활동능력이 삶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손목 및 손가락 등의 관절 질환이 있으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삶의 질도 내려간다. 각종 관절 질환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많은 사람이 막연히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정상 면역계에 문제가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인 데다 질환이 생기는 원인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가락이 뻣뻣해져 수술해야 하고 완치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오랜 인식도 질환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면서 류머티즘 관절염은 약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 류머티즘 관절염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손가락 마디 붓고 튀어나오면 골관절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 마디가 뻣뻣해 구부리기가 힘든 증상이 있으면 류머티즘 관절염 초기 증상이 아닌지 걱정하는 환자가 많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결론부터 말하면 이 중 아주 일부만 류머티즘 관절염일 가능성이 있고 대부분은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오인하는 대표 질환은 퇴행성 골관절염이다. 일할 때 손가락 마디가 붓고 아픈 증상이 심하지만, 쉬고 나면 호전되는 환자가 많다. 이때는 퇴행성 골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손가락 끝마디나 중간마디가 딱딱하게 튀어나왔다면 퇴행성 골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대개 50~60대 이상 중장년층 주부 환자가 많다. 반복적으로 손가락을 쓰거나 노화 때문에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가 자라 생기는 증상이다. 대개 퇴행성 골관절염은 통증을 줄여주면서 노화 속도를 늦추는 항산화제 치료를 한다.
여성들은 손목 건초염 환자도 많다. 손목을 비틀어 빨래를 짜는 등 가사노동 때문에 남성보다 손목을 많이 사용해서다.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부목 또는 손목 보호대를 하고 반복적인 수작업 시간을 줄여야 한다.
관절염을 오래 방치하면 주변 신경에 염증이 생긴다. 신경병성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손목 힘줄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질환이 생긴다. 손목과 손을 잇는 신경이 눌려 전기가 오는 것처럼 손이 찌릿찌릿한 통증을 호소한다. 밤에 더 심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사로 신경이 눌리는 부분의 부기를 빼는 치료를 한다. 신경을 누르는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도 한다.
아침 강직 증상 심한 류머티즘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이 있어도 손 관절 통증을 호소한다. 류머티즘 질환은 면역 이상으로 염증물질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서 전신 질환을 호소하는 것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주로 손부터 시작하지만 무릎, 어깨, 발목 등 전신 관절로 확대되는 환자가 많다. 염증물질은 새벽 3시께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뻣뻣한 증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가 가장 심하다. 움직이면서 증상이 점점 나아진다.
아침에 뻣뻣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손가락 마디 통증이 양손에 모두 있다면 류머티즘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손가락 마디 관절이 붓고, 누르면 아픈 증상이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류머티즘은 몸속 염증 물질이 늘어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혈액 내 염증수치(ESR, CRP)를 확인해야 한다. 건강검진에서 혈액검사를 한 뒤 류머티즘 질환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는 사람도 많다. 류머티즘 인자가 관절염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노인이 검사하면 10% 정도에서 이 인자가 나온다. B형 간염 환자도 혈액 검사를 하면 류머티즘 인자가 발견되는 일이 많다. 이 때문에 환자가 류머티즘 질환 증상을 호소하고 류머티즘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가 경계보다 높을 때 류머티즘 질환으로 진단한다.
엑스레이보다 초음파 검사 활용
항CCP항체는 류머티즘 질환을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서만 이 항체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 항체에 양성인 환자는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 다만 류머티즘 환자의 약 60%에게서만 이 항체가 나오기 때문에 이 항체가 없다고 류머티즘 질환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혈액 검사만으로 류머티즘 질환을 100% 알아내기 어렵다. 영상검사를 통해 병변을 확인해야 한다. 엑스레이 검사는 류머티즘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만 확인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을 진단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 초음파 검사로는 초기 염증 소견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편견이 큰 질환 중 하나다. 과거에는 치료법이 많지 않아 치료 성공률이 50%도 되지 않았다. 증상이 줄더라도 관절이 망가져 후유증이 남는 환자가 많았다. 이상헌 교수는 “이전에는 관절이 파괴돼 정형외과에서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을 받는 환자도 많았다”며 “약물 치료제가 급속도로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류머티즘 관절염의 수술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항체치료주사만 10종 넘어
류머티즘 관절염 약물치료는 1990년대 시작됐다. 항암제로 개발된 메토트렉사트를 암 환자에게 쓰는 것보다 5~10분의 1 용량으로 쓰면 항염증 효과를 냈다. 하지만 절반 정도의 환자에게는 잘 듣지 않았다. 약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도 많았다. 이후 류머티즘 약의 종류가 크게 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 제제를 치료에 많이 활용한다. 염증이 늘어나도록 하는 특정 사이토카인(TNF)을 차단하는 항체를 개발하면서 치료 성공률이 70~80%까지 높아졌다. 생물학적 제제를 개발한 초기에는 비용이 비싸 환자 치료에 사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복제약)가 많이 개발됐고 약값이 50% 넘게 저렴해졌다.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국내에 시판 중인 류머티즘 질환 항체치료 주사는 10종류가 넘는다. 다만 환자가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거나 집에서 직접 주사를 놔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최근에는 먹는 표적 치료제도 개발됐다.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는 치료약이 크게 늘면서 류머티즘 관절염의 치료 성공률은 90%에 육박할 정도다. 이 교수는 “치료 핵심은 얼마나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약물치료로 완치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류머티즘 관절염은 불치병으로 알려졌지만 조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류머티즘 관절염은 많은 사람이 막연히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정상 면역계에 문제가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인 데다 질환이 생기는 원인이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가락이 뻣뻣해져 수술해야 하고 완치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오랜 인식도 질환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면서 류머티즘 관절염은 약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 류머티즘 관절염의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손가락 마디 붓고 튀어나오면 골관절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 마디가 뻣뻣해 구부리기가 힘든 증상이 있으면 류머티즘 관절염 초기 증상이 아닌지 걱정하는 환자가 많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결론부터 말하면 이 중 아주 일부만 류머티즘 관절염일 가능성이 있고 대부분은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오인하는 대표 질환은 퇴행성 골관절염이다. 일할 때 손가락 마디가 붓고 아픈 증상이 심하지만, 쉬고 나면 호전되는 환자가 많다. 이때는 퇴행성 골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손가락 끝마디나 중간마디가 딱딱하게 튀어나왔다면 퇴행성 골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대개 50~60대 이상 중장년층 주부 환자가 많다. 반복적으로 손가락을 쓰거나 노화 때문에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가 자라 생기는 증상이다. 대개 퇴행성 골관절염은 통증을 줄여주면서 노화 속도를 늦추는 항산화제 치료를 한다.
여성들은 손목 건초염 환자도 많다. 손목을 비틀어 빨래를 짜는 등 가사노동 때문에 남성보다 손목을 많이 사용해서다.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면 부목 또는 손목 보호대를 하고 반복적인 수작업 시간을 줄여야 한다.
관절염을 오래 방치하면 주변 신경에 염증이 생긴다. 신경병성 통증이 나타나기 쉽다.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손목 힘줄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질환이 생긴다. 손목과 손을 잇는 신경이 눌려 전기가 오는 것처럼 손이 찌릿찌릿한 통증을 호소한다. 밤에 더 심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사로 신경이 눌리는 부분의 부기를 빼는 치료를 한다. 신경을 누르는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도 한다.
아침 강직 증상 심한 류머티즘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이 있어도 손 관절 통증을 호소한다. 류머티즘 질환은 면역 이상으로 염증물질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서 전신 질환을 호소하는 것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주로 손부터 시작하지만 무릎, 어깨, 발목 등 전신 관절로 확대되는 환자가 많다. 염증물질은 새벽 3시께 가장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뻣뻣한 증상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가 가장 심하다. 움직이면서 증상이 점점 나아진다.
아침에 뻣뻣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손가락 마디 통증이 양손에 모두 있다면 류머티즘 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손가락 마디 관절이 붓고, 누르면 아픈 증상이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혈액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류머티즘은 몸속 염증 물질이 늘어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혈액 내 염증수치(ESR, CRP)를 확인해야 한다. 건강검진에서 혈액검사를 한 뒤 류머티즘 질환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는 사람도 많다. 류머티즘 인자가 관절염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노인이 검사하면 10% 정도에서 이 인자가 나온다. B형 간염 환자도 혈액 검사를 하면 류머티즘 인자가 발견되는 일이 많다. 이 때문에 환자가 류머티즘 질환 증상을 호소하고 류머티즘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가 경계보다 높을 때 류머티즘 질환으로 진단한다.
엑스레이보다 초음파 검사 활용
항CCP항체는 류머티즘 질환을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서만 이 항체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 항체에 양성인 환자는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 다만 류머티즘 환자의 약 60%에게서만 이 항체가 나오기 때문에 이 항체가 없다고 류머티즘 질환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혈액 검사만으로 류머티즘 질환을 100% 알아내기 어렵다. 영상검사를 통해 병변을 확인해야 한다. 엑스레이 검사는 류머티즘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만 확인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을 진단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 초음파 검사로는 초기 염증 소견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편견이 큰 질환 중 하나다. 과거에는 치료법이 많지 않아 치료 성공률이 50%도 되지 않았다. 증상이 줄더라도 관절이 망가져 후유증이 남는 환자가 많았다. 이상헌 교수는 “이전에는 관절이 파괴돼 정형외과에서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을 받는 환자도 많았다”며 “약물 치료제가 급속도로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류머티즘 관절염의 수술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항체치료주사만 10종 넘어
류머티즘 관절염 약물치료는 1990년대 시작됐다. 항암제로 개발된 메토트렉사트를 암 환자에게 쓰는 것보다 5~10분의 1 용량으로 쓰면 항염증 효과를 냈다. 하지만 절반 정도의 환자에게는 잘 듣지 않았다. 약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도 많았다. 이후 류머티즘 약의 종류가 크게 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 제제를 치료에 많이 활용한다. 염증이 늘어나도록 하는 특정 사이토카인(TNF)을 차단하는 항체를 개발하면서 치료 성공률이 70~80%까지 높아졌다. 생물학적 제제를 개발한 초기에는 비용이 비싸 환자 치료에 사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복제약)가 많이 개발됐고 약값이 50% 넘게 저렴해졌다.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국내에 시판 중인 류머티즘 질환 항체치료 주사는 10종류가 넘는다. 다만 환자가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거나 집에서 직접 주사를 놔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최근에는 먹는 표적 치료제도 개발됐다. 환자 치료에 쓸 수 있는 치료약이 크게 늘면서 류머티즘 관절염의 치료 성공률은 90%에 육박할 정도다. 이 교수는 “치료 핵심은 얼마나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약물치료로 완치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류머티즘 관절염은 불치병으로 알려졌지만 조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