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 상장으로 117억달러(약 13조7000억원)가량을 조달할 전망이다.

14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홍콩 증시에 5억 주의 신주를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2일 뉴욕 증시 종가 기준으로 117억달러에 이르는 규모다.

주식 청약이 초과할 경우 상장 주관사가 추가로 공모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도 7500만 주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오는 19일까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고 상장 주식 주문을 받는다. 이때 주가를 할인할 가능성도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미국예탁증권은 1주당 보통주 8주에 해당한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주가는 186.97달러였다.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가는 오는 20일 뉴욕 증시 개장 전 확정된다. 이후 4거래일 뒤인 오는 26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시가총액 5000억달러 수준으로 아시아 최대 기업이다.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인 어러머와 여행 서비스 플랫폼 플리기,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 여우쿠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또 클라우드 컴퓨팅과 오프라인 유통 등에도 자금을 쓸 예정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지난 11일 광군제 쇼핑 축제 때 하루 만에 383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당초 지난 8월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다가 민주화 시위로 인한 정치 불안과 좋지 못한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해왔다.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홍콩은 알리바바 상장으로 아시아 금융 중심지의 위상을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