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과 현 회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약 40분간 만났다. 두 사람의 개별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장관은 면담에 앞서 “남북 간 입장 차이가 여전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갖는 역사적 의의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남북 당국뿐만 아니라 현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현대와 정부가 정말 긴밀하게 소통하며 해법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 회장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어 초청했다. 앞으로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정부와 잘 협의해서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좋은 해결 방안을 찾아서 북측과도 좋은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지구에 1억9660만달러(약 2284억원)를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금강산 내 남측시설 철거를 고집하는 북한과 남북 실무협의 개최가 우선돼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맞서는 가운데 현재까지의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논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이 금강산 관광 21주년 기념일이라 현 회장의 방북 문제도 거론됐을 가능성이 높다. 현 회장은 면담 후 방북 논의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킨 채 청사를 빠져나갔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냈다. 정부는 사흘 만에 금강산 실무회담을 역제안하는 통지문을 보냈지만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5일 남측 공동점검단의 방북 제안을 담은 2차 대북통지문을 보냈다. 북한은 아직 이에 대해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