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면세점 특허 신청 마감 잠정 결과…업황 부진에 '흥행 실패'

현대백화점이 서울 시내 면세점을 하나 더 운영하겠다고 특허권(보세판매장 영업특허권)을 신청했다.

관세청은 지난 11일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서울(3개)·인천(1개)·광주(1개) 시내 5개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 신청을 접수한 결과 현대백화점만 유일하게 서울 지역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천과 광주의 경우 신청 업체가 없어 결국 선정 절차 자체가 중단됐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강남 무역센터점 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관광객이 더 많은 강북권 면세점 진출 기회를 노려왔다.

지난해 11월 개장한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올해 3분기에도 여전히 1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영업 부진으로 특허가 반납된 두산면세점(동대문 두타 건물 두타면세점) 자리를 빌려 이번에 추가 '강북 면세점' 특허에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두타면세점 매장을 5년간 임차하고 기존 직원들의 고용 안정도 우선 고려하기로 두산과 합의했다.

서울 3개를 포함해 무려 5개의 시내 면세점 특허권이 걸려있는데도 유통업체 가운데 현대백화점만 유일하게 출사표를 냈다는 것은, 그만큼 최근 면세점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방증이다.

불과 4년 전 2015년 당시 4개 면세점 특허권을 놓고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공룡'들은 물론 SK, 한화, 이랜드까지 7개 대기업이 격돌했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시내 면세점 사업은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사태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끊기고 보따리상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사실상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날로 나빠졌고, 결국 올해에만 한화와 두산 등 2개 대기업이 자진해서 손을 들고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한 상황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2015년 6개였던 시내면세점이 한화와 두산의 철수를 고려하더라도 11개까지 증가한 데다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출혈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서울면세점 단독신청…동대문 옛 두산면세점 자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