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락 승부처' 국어·수학, 초고난도는 아닌데 변별력은 갖춰
정시 재수생 강세 전망…"상위권도 대학별 성적반영법 꼼꼼히 봐야"
"킬러문항 없는데 안 쉬웠다"…중·상위권 모두 지원전략 '고민'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영어영역 평가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뀐 후 승부처가 돼온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은 없지만, 변별력은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초고난도 문항을 푸느냐 못 푸느냐로 나뉘던 최상위권과 상위권 경계가 흐려지며 정시모집 원서접수 시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위권 학생들은 변별력 있는 시험에 기대보다 낮은 성적을 받아 고민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국어·수학·영어 모두 지난해보다 난도가 낮아져서 이른바 상위권 수험생은 비교적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다만 중위권 수험생에게는 수학이나 영어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문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상위권 수험생 간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위권 수험생도 이전보다 대학별 수능성적 반영 방법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올해 킬러 문항이 없어 상위권 수험생은 성적이 잘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상위권은 1~2개 문제를 맞고 틀리냐에 따라 원하는 대학에 가고 못 가냐가 갈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나온 수학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면서 "특히 중위권 수험생은 수학과 함께, 작년보다는 쉬웠지만 그래도 변별력 있었던 국어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재수생들이 시험을 잘 봤을 것으로 보여 정시모집에서 이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올해 국어가 작년보다는 쉬웠다지만 작년과 비교해서이지, 절대 만만치 않았고 중위권 수험생은 특히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며 "인문계열 수험생의 경우 국어와 수학이 모두 중요할 것이고 자연계열은 수학 난이도가 작년과 비슷해 국어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대표 역시 정시모집에서 재수생 강세를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수시든 정시든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만기 소장은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이들은 수시모집에 합격했거나 수시에 집중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시모집 합격 가능성이 의외로 높을 수 있으니 성적이 기대보다 낮다고 섣불리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대표는 "정시모집에서 재수생 강세가 어느 때보다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므로 고등학교 3학년생들은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췄을 것이라는 예측만으로 수시전형 응시를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