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 시민권·영주권 자문회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최근 전 세계 20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여권 파워는 핀란드·독일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영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 시민권·영주권 자문회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최근 전 세계 20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여권 파워는 핀란드·독일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한국에 온다고 하니 가족들이 걱정했습니다. 저야 방탄소년단(BTS) 팬이니 정말 오고 싶었지만 말이죠. 가족들이 '북한으로 끌려가는 거 아니냐', '전쟁이 나서 다시는 못 보는 거 아니냐' 걱정을 하더군요."

지난 9일 토요일 밤 11시가 넘어가는 시각. 홍대 인근 펍에서 맥주를 마시던 미국인 조나단 포스터 씨(27)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조나단 가족의 인식처럼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은 북한의 위험이 존재하는 국가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공개한 2018년 대한민국 국가이미지 조사결과 우리나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외국인들의 상당수가 안보문제를 우려했다. '한국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응답자의 약 32%가 '북한의 핵문제'와 '북한의 전쟁 위험'을 이유로 꼽았다. 이어 '정치상황(19.6%)', '국제적 위상(13.0%)', '문화유산(10.1%)'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들의 우려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대외 위상을 보여주는 '여권' 파워는 상당하다. 영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 시민권·영주권 자문회사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최근 전 세계 20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여권 파워는 핀란드·독일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 여권이 있으면 조사 대상 200개국 중 188개국을 단기 방문 시 무비자, 또는 도착 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외국 정부가 한국 국민이 타국에 난민으로 잔류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기에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평가한 국가 중 하위에 랭크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25개국), 이라크(27개국), 시리아(29개국), 예멘(33개국), 팔레스타인(37개국) 등 내전 또는 분쟁 국가들이었다. 유니세프 통계에 따르면 난민의 절반 이상이 내전이 일어나는 나라에서 발생했다.

난민 문제 외에도 우리나라 국민이 외국 관광사업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단기 체류 시 비자를 면제해준다는 것은 여행을 무비자로 허용해준다는 의미"라면서 "우리 국민이 해당 국가에 정치적·외교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소비도 하다 보니 여행산업을 활성화하려는 타국의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우리 국민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국민은 해외 지출에 있어서 '큰 손'에 해당한다. 지난 7월 마스터카드가 발표한 '글로벌 여행도시 지표(GDCI)'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여행객의 지출 규모는 6위를 차지했다. 한국 앞에는 미국,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가 1~5위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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