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ㅣ 조작해 돈 벌 땐 좋았지…황금알인 줄 알았는데 CJ ENM 폭탄 된 '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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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 시리즈 이후 급성장한 CJ ENM 음악산업부문
'프듀' 조작 논란으로 오디션 불신
CJ ENM 부사장까지 입건, 담당 연출자는 구속
'프듀' 조작 논란으로 오디션 불신
CJ ENM 부사장까지 입건, 담당 연출자는 구속
황금알을 낳던 거위로 칭송받았던 '프로듀스' 시리즈가 CJ ENM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시청자들의 손으로 만든 아이돌. 방송사는 시청자들에게 아이돌 후보가 될 연습생들을 소개하면서 광고 수익을 얻고, 연예 기획사와 음반사는 이들의 앨범 판매와 해외 투어로 매출을 올린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이 모든 공정을 CJ ENM을 통해 구현해 내면서 "앞으로 이보다 더 완벽한 포맷은 나올 수 없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CJ ENM 최적화 방송으로 평가받았던 '프로듀스' 시리즈가 조작 의혹을 받으면서 CJ ENM을 흔들고 있다. 영화, 방송과 함께 CJ ENM 엔터 부문을 지탱하는 주요 축이었던 음악 사업 부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CJ ENM의 음악 전문 케이블채널 Mnet을 통해 시즌4까지 방영된 '프로듀스' 시리즈는 그동안 방송과 영화에 밀려 기세를 펴지 못했던 음악 사업 부분을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프로듀스101'이 첫 방송을 시작했던 2016년 음악사업 매출액은 OST, 자체 음반 판매를 중심으로 연간 매출액 1994억 원, 영업이익은 72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프로듀스101' 시즌2의 기록적인 성공과 워너원이 활동을 시작한 2017년엔 매출액 2307억 원, 영업이익 118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335억 원, 11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018년엔 음반과 음원 매출이 전년 대비 22.7% 급상승했고, 이는 워너원, 아이즈원 등 '프로듀스' 출신 가수들이 이끌었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 ENM 음악 사업의 성과는 상당부분 '프로듀스' 시리즈의 성공에서 기인했다"며 "특히 워너원, 아이즈원의 인기에 따른 음반 제작과 판매, 음원 매출, 국내외 콘서트 매출까지 '프로듀스' 이후 위상이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CJ ENM 측은 올해 초 매출 4조원 돌파와 함께 음악 부문의 성장을 전하면서 "올해엔 글로벌 IP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기획과 제작 사업 역량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도 '프로듀스' 시리즈가 빠지지 않는다.
올해 7월 19일 최종 멤버 발표 방송이 선보여진 직후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이 불거져 홍역을 앓았지만 '프로듀스' 시리즈의 포맷을 수출한 '프로듀스101' 재팬은 현재 일본에서 화제 속에 방영되고 있다.
일본에 앞서 중국에서도 '프로듀스' 포맷 수출로 '창조101'이 제작됐고, '짝퉁'이었던 아이치이 '우상연습생'은 국제포맷협회(FRAPA) 측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공론화시켰다. '프로듀스'는 CJ ENM이 강조했던 '창조경제'의 우등 사례였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프로듀스' 시리즈 뿐 아니라 Mnet에서 선보인 다른 오디션프로그램까지 '조작' 정황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프로듀스' 성공 신화를 이끌었던 안준영 PD는 물론 담당 팀장이었던 김용범 CP는 연습생들이 소속된 회사의 접대와 청탁을 받고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고, 경찰은 '몸통'을 찾기 위해 CJ ENM 임원급까지 수사 영역을 확대했다. 경찰이 조사를 진행했던 CJ ENM 관계자는 10여 명. 이 중엔 CJ ENM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총괄한 신형관 부사장도 포함돼 있다.
안준영 PD가 앞서 조작을 시인했던 시즌3, 4 외에 경찰이 시즌1, 2에도 실제 득표수와 방송 속 순위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14일엔 주가가 14만8700원까지 하락했다. '프로듀스' 조작 의혹이 불거지기 전 1만7000원 대에 거래됐던 주식이 1만4000원선까지 떨어진 것.
경찰 조사를 통해 '프로듀스' 등 오디션프로그램 순위 조작에 CJ ENM 고위급이 어떻게 관여됐는지 공개될 경우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바닥이 아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주가 뿐 아니라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그룹들의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데뷔와 동시에 아시아 정상급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아이즈원의 활동도 올스톱됐다. 본래 지난 11일 첫 정규앨범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안준영 PD가 "시즌3, 4에서 조작이 있었다"고 시인한 사실이 알려진 후 예정됐던 방송 스케줄까지 모두 취소됐다.
논란 속에 데뷔를 강행한 엑스원도 마찬가지다. Mnet 측은 지난 15일 "최근 여론을 감안해 16일 열리는 '2019 브이라이브어워즈 V하트비트'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며 "현재까지 계획된 추가 활동도 없다"고 밝혔다.
아이즈원의 활동 기간은 아직 1년이 넘게 남았고, 5년 동안 활동하기로 한 엑스원은 시작하기도 전에 삐걱되고 있다. CJ ENM 자체 대중음악 시상식인 MAMA에도 당연히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아이즈원과 엑스원이지만, 격화되는 여론에 Mnet 측은 "정해진 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CJ ENM은 '프로듀스'를 통해 결성된 그룹이 활동하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이들이 걷어들이는 수익의 25%를 가져왔다. 그렇지만 이들의 활동이 중단되면서 CJ ENM 역시 이들로 얻던 매출도 끊기게 됐다.
이 와중에 CJ ENM은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십대가수'는 지원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고,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2020년 K-POP 아이돌 그룹을 선보이겠다며 올해 3월 설립한 빌립프랩을 통해서도 오디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시청자들의 손으로 만든 아이돌. 방송사는 시청자들에게 아이돌 후보가 될 연습생들을 소개하면서 광고 수익을 얻고, 연예 기획사와 음반사는 이들의 앨범 판매와 해외 투어로 매출을 올린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이 모든 공정을 CJ ENM을 통해 구현해 내면서 "앞으로 이보다 더 완벽한 포맷은 나올 수 없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CJ ENM 최적화 방송으로 평가받았던 '프로듀스' 시리즈가 조작 의혹을 받으면서 CJ ENM을 흔들고 있다. 영화, 방송과 함께 CJ ENM 엔터 부문을 지탱하는 주요 축이었던 음악 사업 부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CJ ENM의 음악 전문 케이블채널 Mnet을 통해 시즌4까지 방영된 '프로듀스' 시리즈는 그동안 방송과 영화에 밀려 기세를 펴지 못했던 음악 사업 부분을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프로듀스101'이 첫 방송을 시작했던 2016년 음악사업 매출액은 OST, 자체 음반 판매를 중심으로 연간 매출액 1994억 원, 영업이익은 72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프로듀스101' 시즌2의 기록적인 성공과 워너원이 활동을 시작한 2017년엔 매출액 2307억 원, 영업이익 118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335억 원, 11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2018년엔 음반과 음원 매출이 전년 대비 22.7% 급상승했고, 이는 워너원, 아이즈원 등 '프로듀스' 출신 가수들이 이끌었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 ENM 음악 사업의 성과는 상당부분 '프로듀스' 시리즈의 성공에서 기인했다"며 "특히 워너원, 아이즈원의 인기에 따른 음반 제작과 판매, 음원 매출, 국내외 콘서트 매출까지 '프로듀스' 이후 위상이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CJ ENM 측은 올해 초 매출 4조원 돌파와 함께 음악 부문의 성장을 전하면서 "올해엔 글로벌 IP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기획과 제작 사업 역량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도 '프로듀스' 시리즈가 빠지지 않는다.
올해 7월 19일 최종 멤버 발표 방송이 선보여진 직후 '프로듀스X101' 조작 의혹이 불거져 홍역을 앓았지만 '프로듀스' 시리즈의 포맷을 수출한 '프로듀스101' 재팬은 현재 일본에서 화제 속에 방영되고 있다.
일본에 앞서 중국에서도 '프로듀스' 포맷 수출로 '창조101'이 제작됐고, '짝퉁'이었던 아이치이 '우상연습생'은 국제포맷협회(FRAPA) 측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공론화시켰다. '프로듀스'는 CJ ENM이 강조했던 '창조경제'의 우등 사례였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프로듀스' 시리즈 뿐 아니라 Mnet에서 선보인 다른 오디션프로그램까지 '조작' 정황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프로듀스' 성공 신화를 이끌었던 안준영 PD는 물론 담당 팀장이었던 김용범 CP는 연습생들이 소속된 회사의 접대와 청탁을 받고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고, 경찰은 '몸통'을 찾기 위해 CJ ENM 임원급까지 수사 영역을 확대했다. 경찰이 조사를 진행했던 CJ ENM 관계자는 10여 명. 이 중엔 CJ ENM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총괄한 신형관 부사장도 포함돼 있다.
안준영 PD가 앞서 조작을 시인했던 시즌3, 4 외에 경찰이 시즌1, 2에도 실제 득표수와 방송 속 순위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14일엔 주가가 14만8700원까지 하락했다. '프로듀스' 조작 의혹이 불거지기 전 1만7000원 대에 거래됐던 주식이 1만4000원선까지 떨어진 것.
경찰 조사를 통해 '프로듀스' 등 오디션프로그램 순위 조작에 CJ ENM 고위급이 어떻게 관여됐는지 공개될 경우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 바닥이 아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주가 뿐 아니라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그룹들의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데뷔와 동시에 아시아 정상급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아이즈원의 활동도 올스톱됐다. 본래 지난 11일 첫 정규앨범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안준영 PD가 "시즌3, 4에서 조작이 있었다"고 시인한 사실이 알려진 후 예정됐던 방송 스케줄까지 모두 취소됐다.
논란 속에 데뷔를 강행한 엑스원도 마찬가지다. Mnet 측은 지난 15일 "최근 여론을 감안해 16일 열리는 '2019 브이라이브어워즈 V하트비트'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며 "현재까지 계획된 추가 활동도 없다"고 밝혔다.
아이즈원의 활동 기간은 아직 1년이 넘게 남았고, 5년 동안 활동하기로 한 엑스원은 시작하기도 전에 삐걱되고 있다. CJ ENM 자체 대중음악 시상식인 MAMA에도 당연히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아이즈원과 엑스원이지만, 격화되는 여론에 Mnet 측은 "정해진 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CJ ENM은 '프로듀스'를 통해 결성된 그룹이 활동하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이들이 걷어들이는 수익의 25%를 가져왔다. 그렇지만 이들의 활동이 중단되면서 CJ ENM 역시 이들로 얻던 매출도 끊기게 됐다.
이 와중에 CJ ENM은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십대가수'는 지원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고,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2020년 K-POP 아이돌 그룹을 선보이겠다며 올해 3월 설립한 빌립프랩을 통해서도 오디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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