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똑바로·정확히…KLPGA '팔방미인'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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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LPGA투어 결산 (중)
달라진 성공 트렌드
"페어웨이 좁고 길게
코스 변별력 더 높여라"
대회 스폰서 물밑 경쟁
달라진 성공 트렌드
"페어웨이 좁고 길게
코스 변별력 더 높여라"
대회 스폰서 물밑 경쟁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 박성현(26)은 장타를 무기로 투어를 평정했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65.59야드로 압도적 1위였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124위(67.53%)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상을 차지한 ‘핫식스’ 이정은(23)도 마찬가지. 그는 페어웨이 안착률이 71위(73.17%)였으나 드라이브 비거리가 9위(250.23야드), 그린 적중률이 10위(76.97%)였다. 정확히 치지 않아도 큰 무리가 없었다는 뜻이다.
KLPGA 2019 시즌은 국내 여자 골프의 달라진 ‘성공 방정식’을 드러낸 한 해였다. ‘토털 골프’의 부상이다. 한 가지만 잘해도 챔프에 오를 수 있었던 게 이전까지였다면 올해는 롱게임과 쇼트게임, 비거리와 정확성에서 두루 통한 선수들이 도드라졌다는 얘기다.
상금왕과 평균 타수 1위 등 4관왕에 오른 최혜진(20)이 대표적이다. 그는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52.18야드(3위)에 달했고, 정확성을 나타내는 페어웨이 안착률도 78.21%(23위)로 높았다. 페어웨이에 멀리, 또 자주 공을 보내니 그린에 쉽게 공을 올렸고 타수를 줄였다. 하반기에만 3승을 거둔 ‘괴물루키’ 임희정(19)도 대표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그린 적중률(74.73%)과 드라이브 비거리(246.79야드)가 14위로 모두 높았다. 세부 기록에 점수를 매겨 KLPGA투어가 산정하는 ‘종합 능력 지수’에서도 임희정이 2위, 최혜진이 4위를 기록했다.
까다로워진 대회 코스
까다로워진 코스 세팅과 높아진 변별력이 이 같은 흐름을 불러왔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스폰서들이 코스 차별화에 투자하고 있다. 대회의 명예와 자존심 등을 놓고 스폰서끼리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지옥 러프’로 유명한 한화클래식은 올해 대회장인 제이드팰리스GC의 러프 길이를 200㎜ 안팎으로 길렀다. 페어웨이 폭은 20m 내로 줄였다.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이나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등 주요 메이저대회들도 최소 러프 길이를 70㎜ 이상으로 길러 변별력을 키웠다. 코스 난이도 조정이 쉽지 않으면 전체 타수를 71타로 줄여 운영하는 대회도 나왔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선수들의 ‘피지컬’과 장비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코스 난이도 조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페어웨이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더 좁았고 러프 길이가 더 길어지는 등 실제로 코스 세팅이 까다로워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타자들을 고려해 공이 떨어지는 260야드 지점의 페어웨이 폭을 줄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늘어난 코스 길이도 원인 중 하나다. 올해 대회 평균 코스 길이는 6574야드에 달했다. 6513야드였던 2년 전보다 61야드 길어졌다. 타수로 치면 1타 또는 그 이상 차이 날 수 있는 격차다. 이달 초 시즌 최종전 ADT캡스챔피언십에서 2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최나연(32)도 “꼭 남자 코스 같다”며 “코스가 길 뿐만 아니라 샷 실수로 러프에 공이 들어가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체력전도 고려해 피트니스 진행
체력도 성공의 필수 요소가 됐다. 최혜진은 스코어 말고도 체력 관리를 가장 잘한 선수 중 하나다. 꾸준함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27개 대회에 나와 모든 대회에서 상금을 수령했다. 매 대회 우승 경쟁을 하진 못했어도 커트 탈락이 한 번도 없었다는 뜻이다.
최혜진이 소속된 롯데골프단이나 한화골프단 등은 모두 트레이너가 대회에 동행한다. 골프단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개인 트레이너를 두는 선수도 있다. 최혜진은 시즌 중에도 틈나면 트레이너 도움을 받아 운동한다. 경기 전에 트레이너가 붙어 ‘웜업’을 도와준다. 시즌 2승의 조정민(25)은 겨우내 타종목 선수들과 ‘몸만들기’ 지옥훈련을 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정은과 최혜진의 성공을 보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돈 내고 체력 단련’하는 게 트렌드가 됐다”며 “정상급 선수들은 물론 중하위권 선수들도 운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KLPGA 2019 시즌은 국내 여자 골프의 달라진 ‘성공 방정식’을 드러낸 한 해였다. ‘토털 골프’의 부상이다. 한 가지만 잘해도 챔프에 오를 수 있었던 게 이전까지였다면 올해는 롱게임과 쇼트게임, 비거리와 정확성에서 두루 통한 선수들이 도드라졌다는 얘기다.
상금왕과 평균 타수 1위 등 4관왕에 오른 최혜진(20)이 대표적이다. 그는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252.18야드(3위)에 달했고, 정확성을 나타내는 페어웨이 안착률도 78.21%(23위)로 높았다. 페어웨이에 멀리, 또 자주 공을 보내니 그린에 쉽게 공을 올렸고 타수를 줄였다. 하반기에만 3승을 거둔 ‘괴물루키’ 임희정(19)도 대표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그린 적중률(74.73%)과 드라이브 비거리(246.79야드)가 14위로 모두 높았다. 세부 기록에 점수를 매겨 KLPGA투어가 산정하는 ‘종합 능력 지수’에서도 임희정이 2위, 최혜진이 4위를 기록했다.
까다로워진 대회 코스
까다로워진 코스 세팅과 높아진 변별력이 이 같은 흐름을 불러왔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스폰서들이 코스 차별화에 투자하고 있다. 대회의 명예와 자존심 등을 놓고 스폰서끼리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지옥 러프’로 유명한 한화클래식은 올해 대회장인 제이드팰리스GC의 러프 길이를 200㎜ 안팎으로 길렀다. 페어웨이 폭은 20m 내로 줄였다.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이나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등 주요 메이저대회들도 최소 러프 길이를 70㎜ 이상으로 길러 변별력을 키웠다. 코스 난이도 조정이 쉽지 않으면 전체 타수를 71타로 줄여 운영하는 대회도 나왔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선수들의 ‘피지컬’과 장비의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코스 난이도 조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페어웨이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더 좁았고 러프 길이가 더 길어지는 등 실제로 코스 세팅이 까다로워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타자들을 고려해 공이 떨어지는 260야드 지점의 페어웨이 폭을 줄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늘어난 코스 길이도 원인 중 하나다. 올해 대회 평균 코스 길이는 6574야드에 달했다. 6513야드였던 2년 전보다 61야드 길어졌다. 타수로 치면 1타 또는 그 이상 차이 날 수 있는 격차다. 이달 초 시즌 최종전 ADT캡스챔피언십에서 2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최나연(32)도 “꼭 남자 코스 같다”며 “코스가 길 뿐만 아니라 샷 실수로 러프에 공이 들어가면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체력전도 고려해 피트니스 진행
체력도 성공의 필수 요소가 됐다. 최혜진은 스코어 말고도 체력 관리를 가장 잘한 선수 중 하나다. 꾸준함이 이를 증명한다. 그는 27개 대회에 나와 모든 대회에서 상금을 수령했다. 매 대회 우승 경쟁을 하진 못했어도 커트 탈락이 한 번도 없었다는 뜻이다.
최혜진이 소속된 롯데골프단이나 한화골프단 등은 모두 트레이너가 대회에 동행한다. 골프단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개인 트레이너를 두는 선수도 있다. 최혜진은 시즌 중에도 틈나면 트레이너 도움을 받아 운동한다. 경기 전에 트레이너가 붙어 ‘웜업’을 도와준다. 시즌 2승의 조정민(25)은 겨우내 타종목 선수들과 ‘몸만들기’ 지옥훈련을 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정은과 최혜진의 성공을 보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돈 내고 체력 단련’하는 게 트렌드가 됐다”며 “정상급 선수들은 물론 중하위권 선수들도 운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