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조성환·박상웅 등 출전 채비…"조해진, 한국당 복당 여부가 변수"
엄용수 의원직 상실에 지역 민심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엄용수(53·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15일 대법원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잃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엄 의원 지역구에서는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함안 주민 A(53)씨는 "1, 2심에서 이미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만큼 대법원 판단도 똑같이 나올 거라고 대다수 주민이 예상했다"며 "안타깝지만, 불법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하니 결국 사필귀정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 2심 판결이 나온 뒤 '크게 실망했다'는 여론도 지역 내에 많았다"며 "보수 후보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수세가 강하다 보니 아무래도 한국당 계열 후보들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밀양·의령·함안·창녕은 그동안 국회의원을 비롯해 시장·군수 모두 한국당 계열이 차지한 '보수 텃밭'이다.

선거구 조정으로 밀양·의령·함안·창녕이 묶인 첫 선거였던 20대 총선에서 엄 의원이 득표율 41.6%를 기록해 승리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보수 성향 조해진 후보가 38.72%, 국민의당 우일식 후보가 9.08%를 기록하는 등 보수세가 강했지만,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경남에서 중·장년층이 많은 농촌 지역에 속한 이 지역구는 읍·면·동이 53곳이며 마을은 모두 1천94개에 달해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했다.

오히려 해당 지역 출신 후보에게 '몰표'를 던지는 소지역주의가 당락을 좌우할 정도였다.
엄용수 의원직 상실에 지역 민심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일"
엄 의원의 낙마를 예상한 지역 정치인들도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그간 물밑에서 꾸준히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조성환 전 밀양경찰서장이, 한국당에서는 박상웅 중앙연수원 부의장과 이창연 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출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창녕이 고향인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도 최근 지역구는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해 유력 후보로 꼽힌다.

홍 전 대표는 당내에서 '험지 출마' 압박을 받고 있어 이 지역구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우일식 전 캘리포니아 센트럴대 객원교수와 조해진 전 국회의원도 후보군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박빙의 승부를 펼친 조해진 전 의원의 한국당 복당 여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당 입장에서 홍 전 대표만 한 인물은 없겠으나 당 안팎에서 이런저런 압박을 받고 있어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으나 지역의 보수 성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 총선 역시 한국당 후보들이 강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엄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엄 의원은 자신의 지역 보좌관과 공모해 총선을 앞둔 2016년 4월 초 함안 선거사무소 책임자이던 기업인 안모 씨로부터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선거자금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