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쌀부터 따진 '비비고 죽'…"동원 양반죽 제치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 내 동원 양반죽 제치고 1위 기대
▽쌀 도정기술과 점도제어 기술 활용해 '씹는 맛' 살려
▽원물 키운 죽으로 '환자식'에서 '일상대용식' 탈바꿈
▽"내년엔 해외 수출도 준비…각 나라별 맞춤 제품으로 승부"
▽쌀 도정기술과 점도제어 기술 활용해 '씹는 맛' 살려
▽원물 키운 죽으로 '환자식'에서 '일상대용식' 탈바꿈
▽"내년엔 해외 수출도 준비…각 나라별 맞춤 제품으로 승부"
'비비고 죽'을 앞세운 CJ제일제당이 내년 죽 시장에서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걸었다. 겨울이 죽 성수기인 만큼, 올해 안에 동원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효영 식품연구소 식품개발센터 수석연구원은 지난 15일 "2020년 1000억원 메가 브랜드로 도약해, 2000억원의 상품 죽 시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비고 죽 출시 1주년을 맞아 경기도 수원 CJ블로썸파크에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출시 1년을 맞은 비비고 죽은 10월말 기준 누적 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총 2000만개를 팔았다. 비비고 죽은 시장에서 3위로 출발했지만, 빠르게 1위인 동원 '양반죽'을 추격하고 있다. 비비고 죽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9월말 닐슨 데이터 기준 35.7%다. 1위(42.8%)와는 7%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소매점을 기반으로 탄탄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해 12월 할인점·슈퍼마켓에선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내부적으로도 연내 1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영철 HMR상온마케팅담당 부장 "아직 10월 데이터가 나오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더 시장점유율이 올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빠르게 시장 1위까지 노릴 수 있었던 비결은 '기술력'에 있다. 동원·오뚜기가 양대산맥을 이뤘던 '용기죽' 대신 죽 전문점 수준으로 품질을 올린 결과다. 비비고 죽은 원물을 최대한 살려 '씹는 맛'을 냈다는 게 특징이다. 비비고 죽 개발엔 HMR 제품 전문가 6명이 투입, 1년간 개발에 매달렸다. ◇죽에 맞는 쌀 위해 도정도 '직접'…원물 크기 키워 '일상대용식'으로
비비고죽은 죽 자체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쌀·육수와 원물·살균기술 차별화를 꾀하는 데 꼬박 1년을 매달렸다. 쌀 자가도정 기술, 죽 점도제어 기술을 통해 쌀알의 식감은 최대한 살리고 최적의 물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죽 점조제어 기술은 쌀알이 뭉개지거나 물과 쌀이 분리돼 물이 죽 표면 위로 떠오르는 현상을 제어했다. 죽의 다양한 점도를 세밀하게 구성한 덕분이다. 각 메뉴별로 점도 비율은 각각 다르게 구성된다.
비비고 죽 개발 팀은 죽의 기반이 되는 쌀부터 세밀하게 고르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간 소비자들이 용기죽은 쌀알이 뭉개져있고, 풀 같은 맛이 난다는 게 불만이었던 만큼, 이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죽에 맞는 쌀을 찾아 직접 도정하고 있다. 15도 저온보관한 나락을 현미로 만들어 부산공장에서 직접 도정을 거친다. 쌀알의 가운데 부분이 터지는 '수증균열립'을 막고, 쌀알 식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수원의 연구소에서도 '풍미분석기'를 통해 수중균열립이 된 쌀을 가려낸다. 정효영 수석연구원은 "샘플을 분석해 금이 간 쌀을 걸러내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도 측정기를 통해 사람이 먹었을 때 씹는 맛을 낼 수 있는 지도 측정한다. 기계에 6회 정도 저작 활동(음식물을 씹는 것)을 거치도록 한다. 6회는 보통 사람이 음식물을 씹는 횟수다.
원물의 크기가 크다는 점도 특징이다. 닭죽엔 닭고기가 들어가는데, 해당 닭고기는 기계를 통해 사람이 직접 찢은 형태를 구현했다. 김치낙지죽도 콩나물도 그대로 넣어 원물을 최대한 살려냈다. 죽 메뉴마다 육수도 차별화한다. 소고기죽은 사골을 이용하고, 녹두닭죽은 닭 육수를 사용한다. 전복죽의 육수엔 다시마를 넣어 풍미를 살리는 식이다.
이처럼 원물과 육수에도 신경을 쓴 이유는 비비고 죽을 일상 대용식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간 죽은 아플 때 먹는 음식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상온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생산공정의 패러다임도 바꿨다. 죽을 완성한 뒤 파우치에 담는 것이 아니라 파우치에 내용물을 담아 조리와 살균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또 여기에 저점도 살균기술을 사용한다. 고점도 살균은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서 살균시간이 길다는 게 특징이다. 그만큼 맛에 대한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저점도 살균은 전도뿐 아니라 대류를 통해서도 열을 전달한다. 고점도보다 살균 시간을 1.5배 가량 단축해 살균효율을 높였다. 통상 121도에서 4분 가량 가열하면 멸균 제품으로 보고 있다. ◇해외 시장도 '공략'…비비고죽, 내년 2000억원 매출 목표
향후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죽을 통해 해외 진출도 모색한다. 대부분 국가에서 죽과 비슷한 부드러운 음식이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철 부장은 "미국 일부 지역에 비비고 죽을 수출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 단계"라며 "단기적으로 내년엔 최소한 본격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과 중국 내 소비자 조사를 거친 뒤 현지 지역에 맞춰 죽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각 나라마다 죽의 특징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일본은 흰쌀죽이 기본인 카유, 중국은 마시는 형태에 가까운 죠우가 있다.
앞으로 비비고 죽은 외식차별화 메뉴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 2000억원의 매출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동지팥죽과 들깨버섯죽을 출시해 기존 죽 전문점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죽을 집에서도 맛 볼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정영철 부장은 "앞으로 25~30개 정도까지 더 출시할 계획"이라며 "아직 소비자들이 죽집에서 즐겨먹는 메뉴지만 비비고에서 내놓지 않은 제품이 있는 만큼,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다 구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품죽 시장은 884억원보다 약 60% 성장한 1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비고 죽을 맛있게 먹기 위해선 냉장 보관보다는 상온 보관을 추천했다. 정효영 수석연구원은 "비비고 죽은 상온 보관이 가능한 만큼, 가급적 상온에서 보관해야 제품의 노화를 줄일 수 있다"며 "상온에 보관해서 먹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정효영 식품연구소 식품개발센터 수석연구원은 지난 15일 "2020년 1000억원 메가 브랜드로 도약해, 2000억원의 상품 죽 시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비고 죽 출시 1주년을 맞아 경기도 수원 CJ블로썸파크에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출시 1년을 맞은 비비고 죽은 10월말 기준 누적 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총 2000만개를 팔았다. 비비고 죽은 시장에서 3위로 출발했지만, 빠르게 1위인 동원 '양반죽'을 추격하고 있다. 비비고 죽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9월말 닐슨 데이터 기준 35.7%다. 1위(42.8%)와는 7%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소매점을 기반으로 탄탄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해 12월 할인점·슈퍼마켓에선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내부적으로도 연내 1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영철 HMR상온마케팅담당 부장 "아직 10월 데이터가 나오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더 시장점유율이 올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빠르게 시장 1위까지 노릴 수 있었던 비결은 '기술력'에 있다. 동원·오뚜기가 양대산맥을 이뤘던 '용기죽' 대신 죽 전문점 수준으로 품질을 올린 결과다. 비비고 죽은 원물을 최대한 살려 '씹는 맛'을 냈다는 게 특징이다. 비비고 죽 개발엔 HMR 제품 전문가 6명이 투입, 1년간 개발에 매달렸다. ◇죽에 맞는 쌀 위해 도정도 '직접'…원물 크기 키워 '일상대용식'으로
비비고죽은 죽 자체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쌀·육수와 원물·살균기술 차별화를 꾀하는 데 꼬박 1년을 매달렸다. 쌀 자가도정 기술, 죽 점도제어 기술을 통해 쌀알의 식감은 최대한 살리고 최적의 물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죽 점조제어 기술은 쌀알이 뭉개지거나 물과 쌀이 분리돼 물이 죽 표면 위로 떠오르는 현상을 제어했다. 죽의 다양한 점도를 세밀하게 구성한 덕분이다. 각 메뉴별로 점도 비율은 각각 다르게 구성된다.
비비고 죽 개발 팀은 죽의 기반이 되는 쌀부터 세밀하게 고르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간 소비자들이 용기죽은 쌀알이 뭉개져있고, 풀 같은 맛이 난다는 게 불만이었던 만큼, 이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죽에 맞는 쌀을 찾아 직접 도정하고 있다. 15도 저온보관한 나락을 현미로 만들어 부산공장에서 직접 도정을 거친다. 쌀알의 가운데 부분이 터지는 '수증균열립'을 막고, 쌀알 식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수원의 연구소에서도 '풍미분석기'를 통해 수중균열립이 된 쌀을 가려낸다. 정효영 수석연구원은 "샘플을 분석해 금이 간 쌀을 걸러내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도 측정기를 통해 사람이 먹었을 때 씹는 맛을 낼 수 있는 지도 측정한다. 기계에 6회 정도 저작 활동(음식물을 씹는 것)을 거치도록 한다. 6회는 보통 사람이 음식물을 씹는 횟수다.
원물의 크기가 크다는 점도 특징이다. 닭죽엔 닭고기가 들어가는데, 해당 닭고기는 기계를 통해 사람이 직접 찢은 형태를 구현했다. 김치낙지죽도 콩나물도 그대로 넣어 원물을 최대한 살려냈다. 죽 메뉴마다 육수도 차별화한다. 소고기죽은 사골을 이용하고, 녹두닭죽은 닭 육수를 사용한다. 전복죽의 육수엔 다시마를 넣어 풍미를 살리는 식이다.
이처럼 원물과 육수에도 신경을 쓴 이유는 비비고 죽을 일상 대용식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간 죽은 아플 때 먹는 음식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상온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생산공정의 패러다임도 바꿨다. 죽을 완성한 뒤 파우치에 담는 것이 아니라 파우치에 내용물을 담아 조리와 살균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또 여기에 저점도 살균기술을 사용한다. 고점도 살균은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서 살균시간이 길다는 게 특징이다. 그만큼 맛에 대한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저점도 살균은 전도뿐 아니라 대류를 통해서도 열을 전달한다. 고점도보다 살균 시간을 1.5배 가량 단축해 살균효율을 높였다. 통상 121도에서 4분 가량 가열하면 멸균 제품으로 보고 있다. ◇해외 시장도 '공략'…비비고죽, 내년 2000억원 매출 목표
향후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죽을 통해 해외 진출도 모색한다. 대부분 국가에서 죽과 비슷한 부드러운 음식이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철 부장은 "미국 일부 지역에 비비고 죽을 수출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 단계"라며 "단기적으로 내년엔 최소한 본격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과 중국 내 소비자 조사를 거친 뒤 현지 지역에 맞춰 죽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각 나라마다 죽의 특징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일본은 흰쌀죽이 기본인 카유, 중국은 마시는 형태에 가까운 죠우가 있다.
앞으로 비비고 죽은 외식차별화 메뉴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 2000억원의 매출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동지팥죽과 들깨버섯죽을 출시해 기존 죽 전문점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죽을 집에서도 맛 볼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정영철 부장은 "앞으로 25~30개 정도까지 더 출시할 계획"이라며 "아직 소비자들이 죽집에서 즐겨먹는 메뉴지만 비비고에서 내놓지 않은 제품이 있는 만큼,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다 구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품죽 시장은 884억원보다 약 60% 성장한 1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비고 죽을 맛있게 먹기 위해선 냉장 보관보다는 상온 보관을 추천했다. 정효영 수석연구원은 "비비고 죽은 상온 보관이 가능한 만큼, 가급적 상온에서 보관해야 제품의 노화를 줄일 수 있다"며 "상온에 보관해서 먹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