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車부품솔루션 사업 투자, '매출 4배' 생활가전에 육박
연간 적자 2천억원 전망에도 매출 11% 개발에 투입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 투자 규모가 올해 9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 규모가 4배에 달하는 가전사업과 맞먹는 수준으로, 미래기술 선점으로 VS 부문 '적자 탈출'을 노리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17일 LG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VS 부문의 연간 투자 규모는 8천985억원에 달한다.

작년(7천90억원)보다 27%나 늘어난 규모로, 올해 연초 발표한 예상 투자 규모(8천672억원)보다 300억원 이상 상향조정됐다.

특히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주력' 사업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부문 투자액(9천85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LG전자의 VS 부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과 전기차 모터, 자율주행 부품 등을 생산하며 자동차 전장부품 관련 사업을 전담한다.

LG전자는 1∼3분기에 매출액의 11%인 4천428억원을 VS 사업에 투자했으며, 연말까지 추가로 4천557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4분기만 보면 H&A의 예상 투자액(4천10억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최근 H&A가 잇단 신기록을 세우며 LG전자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데 비해 VS는 수 분기째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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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은 주로 신모델 개발과 연구개발(R&D)에 사용될 예정으로, 차세대 기술 선점을 통해 실적 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앞서 LG전자는 VS 부문이 올해 3분기 영업손실 6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고, 올해 연간 적자는 2천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내년 턴어라운드(흑자전환) 계획을 발표했는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LG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완성차 업체의 전략이 바뀌고 있어 이에 대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수익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 명칭을 VS(자동차부품솔루션) 사업본부로 바꿨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관련 부품 사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달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24'에 기아차 등과 공동 투자하는 등 미래 기술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 지적재산권 전문 시장조사업체 아이플리틱스(IPlytics)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율주행 관련 특허를 총 367건 보유해 세계 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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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