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근로자들이 경기 화성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근로자들이 경기 화성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던 지난해 말 수준까지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내년 1분기 D램 가격 반등을 점쳤다.

17일 삼성전자 3분기(7~9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반도체 재고 자산은 지난 2분기(14조5231억원)보다 1조9032억원(13.1%) 줄어든 12조6199억원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던 지난해 말 수준(12조7630억원)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 자산이 올 들어 지속 감소하는 것은 긍정적 신호다. 올 1분기 14조5796억원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재고자산은 2분기 14조5231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에는 12조6199억원으로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보고서에서 같은 기간 재고 자산이 5조5887억원에서 5조4736억원으로 1151억원(2.1%)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사들의 재고 자산 감소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반전)의 주요 징후로 인식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실적 발표 후 전화회의)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올 4분기부터 고용량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이어지고, 데이터 서버는 신규 플랫폼 확산에 따라 수요 견조세가 지속하면서 재고 수준 안정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D램 재고 수준은 3분기 말 기준 5주 정도로 정상화 수준에 진입하고 있다"며 최근 수요 회복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번 3분기 재고 감소는 수요 회복과 제조사들의 감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D램 출하성장(Bit growth·메모리 용량을 1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생산량 증가율)은 28%, SK하이닉스는 23%로 모두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 3분기 D램 출하성장은 19% 수준이었다.

효율화 작업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공급과잉에 대한 조치로 구형 D램 생산라인 일부를 상보형 금속산화막 반도체(CMOS)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효율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시설투자를 줄이고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재고 관리 중이다.

업계는 내년 1분기 이후 가격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분기부터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 D램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1분기 중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서버 업체들의 수요 재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출시로 내년 D램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질 경우 D램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