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철거 최후통첩' 속 우울한 금강산관광 2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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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금강호 출항으로 개시…2008년 7월 '관광객 200만명' 눈앞
남측 관광객 피격으로 전격중단…北 "남측 배제…시설철거" 압박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금강산 관광이 오는 18일로 21주년을 맞는다.
지난 2008년 남측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이후 지난 11년간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져 오긴 했지만, 북한의 '시설철거 최후통첩' 속에 맞는 올해 기념일은 어느 때보다 우울해 보인다.
정부는 이번 기념일을 계기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등을 성사시켜 금강산 문제를 논의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의 강경한 태도에 사실무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간 체제경쟁 속에 불가능할 것 같았던 금강산관광에 물꼬가 트인 것은 1989년의 일이었다.
당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남측 기업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해 '금강산관광 개발 의정서'를 북한 당국과 체결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실제 관광이 이뤄지기까지는 다시 1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18일 관광선 금강호가 이산가족 등 남측 관광객 826명을 태우고 동해항을 떠나 북한 장전항에 입항하면서 역사적인 막을 올렸다. 2003년 2월 육로관광이 개시되면서 남측 관광객 수는 급격히 증가했고, 2005년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2008년까지 10년간 193만여 명의 남측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08년 7월 11일 발생한 남측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이라는 극적인 운명을 맞는다.
북한은 남측 부동산에 대한 몰수·동결조치(2010년 4월)에 이어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 면허취소(2011년 4월)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8월에는 남측 재산에 대한 법적 처분 단행을 통지하고 남측 인원을 모두 추방했다.
남북은 이후 관광 재개를 모색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 분위기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금강산관광 2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다시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조성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 금강산관광 관련 문구가 포함되면서 관광 재개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기대감이 다시 절망감으로 바뀌기까지는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보도 날짜 기준)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한 뒤 '남측시설을 싹 쓸어내라'고 지시한 사실을 공개한 이후 남측에 시설철거를 요구했고 마침내 지난 11일에는 '일방철거에 돌입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까지 보냈다.
전문가들은 한때 급물살을 탔던 북미관계가 '하노이 노딜'로 다시 급전직하한 데 대한 김 위원장의 분노가 결국 금강산 문제를 포함해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남측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지구 투자액은 현대아산이 1억9천660만달러, 한국관광공사와 에머슨퍼시픽 등 기타 기업이 1억2천256만달러다.
여기에 정부가 투자한 598억6천만원까지 포함하면 모두 4천300억원이 넘는다. 최근 최문순 강원도 지사와 이경일 고성군수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지역경제 피해가 4천억원, 관련 기업 피해가 1조5천억원에 이른다"며 금강산관광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이며 기본 생존권에 관계된 사항이라고 호소했다.
북한의 경우, 경제 규모를 감안해 볼 때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가 훨씬 심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지역을 50년 간 임차하는 대가로 2005년 2월까지 북한에 9억4천2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으나 관광 중단의 여파 등으로 결국 4억 5천500만 달러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금강산관광 10년 간 현지에서 지급된 인건비, 식대, 공연비, 상품대가 및 상품수수료 등이 모두 6천900만 달러에 달했다.
북한이 최근 금강산을 "온 세상 사람들이 와보고 싶어하는 세계제일의 명산"이라고 강조하며 독자적인 개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배경에는 그같은 '개점휴업' 상태에 대한 절박감도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최후통첩에도 정부는 "금강산 관광 문제는 남북이 서로 합의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북한이 당장 호응해오고 있지는 않지만, '개별관광'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창의적 해법'도 지속해서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개별관광'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선적인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이산가족 방문과 사회문화교류 행사로 관광수요를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방문 길에 올랐다.
미 연방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나 남북관계 전반을 깊이 있게 논의한다는 계획으로, 시험대에 오른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남측 관광객 피격으로 전격중단…北 "남측 배제…시설철거" 압박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금강산 관광이 오는 18일로 21주년을 맞는다.
지난 2008년 남측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이후 지난 11년간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져 오긴 했지만, 북한의 '시설철거 최후통첩' 속에 맞는 올해 기념일은 어느 때보다 우울해 보인다.
정부는 이번 기념일을 계기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등을 성사시켜 금강산 문제를 논의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의 강경한 태도에 사실무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간 체제경쟁 속에 불가능할 것 같았던 금강산관광에 물꼬가 트인 것은 1989년의 일이었다.
당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남측 기업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해 '금강산관광 개발 의정서'를 북한 당국과 체결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실제 관광이 이뤄지기까지는 다시 1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18일 관광선 금강호가 이산가족 등 남측 관광객 826명을 태우고 동해항을 떠나 북한 장전항에 입항하면서 역사적인 막을 올렸다. 2003년 2월 육로관광이 개시되면서 남측 관광객 수는 급격히 증가했고, 2005년 관광객 100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2008년까지 10년간 193만여 명의 남측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08년 7월 11일 발생한 남측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이라는 극적인 운명을 맞는다.
북한은 남측 부동산에 대한 몰수·동결조치(2010년 4월)에 이어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 면허취소(2011년 4월)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1년 8월에는 남측 재산에 대한 법적 처분 단행을 통지하고 남측 인원을 모두 추방했다.
남북은 이후 관광 재개를 모색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 분위기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금강산관광 2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다시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조성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 금강산관광 관련 문구가 포함되면서 관광 재개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기대감이 다시 절망감으로 바뀌기까지는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지난달 23일(보도 날짜 기준)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한 뒤 '남측시설을 싹 쓸어내라'고 지시한 사실을 공개한 이후 남측에 시설철거를 요구했고 마침내 지난 11일에는 '일방철거에 돌입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까지 보냈다.
전문가들은 한때 급물살을 탔던 북미관계가 '하노이 노딜'로 다시 급전직하한 데 대한 김 위원장의 분노가 결국 금강산 문제를 포함해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남측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지구 투자액은 현대아산이 1억9천660만달러, 한국관광공사와 에머슨퍼시픽 등 기타 기업이 1억2천256만달러다.
여기에 정부가 투자한 598억6천만원까지 포함하면 모두 4천300억원이 넘는다. 최근 최문순 강원도 지사와 이경일 고성군수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지역경제 피해가 4천억원, 관련 기업 피해가 1조5천억원에 이른다"며 금강산관광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이며 기본 생존권에 관계된 사항이라고 호소했다.
북한의 경우, 경제 규모를 감안해 볼 때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피해가 훨씬 심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지역을 50년 간 임차하는 대가로 2005년 2월까지 북한에 9억4천2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으나 관광 중단의 여파 등으로 결국 4억 5천500만 달러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금강산관광 10년 간 현지에서 지급된 인건비, 식대, 공연비, 상품대가 및 상품수수료 등이 모두 6천900만 달러에 달했다.
북한이 최근 금강산을 "온 세상 사람들이 와보고 싶어하는 세계제일의 명산"이라고 강조하며 독자적인 개발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배경에는 그같은 '개점휴업' 상태에 대한 절박감도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최후통첩에도 정부는 "금강산 관광 문제는 남북이 서로 합의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북한이 당장 호응해오고 있지는 않지만, '개별관광' 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창의적 해법'도 지속해서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개별관광'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선적인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이산가족 방문과 사회문화교류 행사로 관광수요를 확장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방문 길에 올랐다.
미 연방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나 남북관계 전반을 깊이 있게 논의한다는 계획으로, 시험대에 오른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