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한국의 경쟁력
한국이 10년, 20년 뒤에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 변화해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국에 필요한 세 가지는 창업정신, 여성인력, 금융교육이라고 본다.

먼저 창업정신이다. 젊은이들이 단순히 공부 잘해서 취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다양성 없이 취직만을 목표로 하다가 막상 취직이 되지 않으면 절망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공부,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공부는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 손실로 이어진다.

세상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우수한 젊은이들이 창업을 하고자 하는 간절함을 지녀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처럼 말이다.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공부만 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신의 경쟁력을 찾아나가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여성 인력이다. 선진국은 성별 다양성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해 여성 경영 참여율을 꾸준히 늘려온 데 비해 한국의 여성 임원 비율은 2%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은 남성 위주의 회사 경영, 관계 중시의 마케팅 문화 등으로 인해 수직적이고 경직된 문화가 형성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여성이 지닌 유연성과 공감 능력 등의 전략적 활용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다. 어려서부터 여성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하고, 구체적인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

세 번째는 금융교육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으뜸이다. 오늘날 경제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 시대에 들어서면서 개인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금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가정과 학교, 사회 그 어디에서도 돈의 소중함과 돈을 제대로 모으고 투자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은 돈을 몰라야 한다는 이상한 관념이 있다. 금융에 대한 무지는 과거의 문맹과 다를 바 없다. 금융은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하며 금융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한국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높은 교육열, 근면성 등은 한국이 가진 절대적인 경쟁력이기도 하다. 다만 과거와는 시대가 많이 달라졌음을 인식해야 하고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한국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고의 유연성을 지녀야 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자녀 세대에 어떤 미래를 열어줄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 볼 때다.